「사진으로 읽는 포항도심, 중앙동·두호동 이야기
도시규모가 커지면서 생겨난 ‘도심 공동화’ 현상 때문에 언제부턴가 각 지자체마다 ‘구도심 재생’이 그 지역의 숙원사업처럼 돼버렸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도시 공간구조 상 도심이 다원화된 지금, 왜 굳이 옛 도심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예산을 들여 개발해야 하나, 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옛 시가지 건물 소유주만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시민들도 적지 않다.

왜 그럴까. 이는 구도심 재생을 추진하는 지자체가 사업자체를 하나의 ‘재개발 사업’ 정도로 취급하면서 구도심이 가지는 지역적 위상과 역사적 의미를 시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도시를 이야기 할 때, 그 도시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도심을 빼고 이야기 할 순 없다.

그 도시의 정체성이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출판 된 이재원의 ‘사진으로 읽는 포항도심, 중앙동·두호동 이야기’(도서출판 나루)는 매우 흥미롭다.

포항지역학연구회가 다섯 번째로 펴낸 이 책은 의사이면서 연구회 대표로 활동 중인 지은이가 포항 옛 도심의 오래된 사진들을 하나하나 수집해 엮어 만든 것이다.

포항이라는 도시 이름이 정식으로 불리어지기 이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포항 도심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변모해 왔는지가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통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50년대 지어진 건축물이지만 같은 자리에 들어 선 오늘 날의 건물보다 훨씬 건축미가 아름다웠다는 사실에 씁쓸한 느낌을 들게도 하고, 의식 없는 시 행정 탓에 속절없이 철거된 건물의 옛 모습 사진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게 하는 사진들이 이 책 속엔 너무도 많다.

기억하는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떠 올리게 하고, 별다른 관심조차 없이 현재 이곳을 찾는 젊은 세대들에겐 꽤나 흥미를 가지게 할 만한 이 책을 구도심 재생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이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이 책이 무언으로 전하고 있는 메시지가 다름 아닌 보존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구구절절한 백 마디의 말이나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감동과 의미가 더 클 때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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