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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 수술실 CCTV 설치 관련법 자동폐기 수순, 국회 직무유기
[수요단상] 수술실 CCTV 설치 관련법 자동폐기 수순, 국회 직무유기
  • 한태천 경운대 초빙교수
  • 승인 2021년 02월 23일 16시 33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2월 24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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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천 경운대학교 초빙교수
한태천 경운대학교 초빙교수

지난 20일, 경기도지사가 “국회나 공무원이 수술실 CCTV 설치를 외면하는 것은 위임의 취지에 반하며 주권의지를 배신하는 배임행위”라고 했다. 앞서 19일 국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는 수술실CCTV법을 논의는 했지만, 의원 대부분이 법안에 반대하거나 의견을 내지 않아 자동폐기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에서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9%가 수술실 CCTV 설치를 찬성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주권의지를 배신한 배임행위”라는 경기도지사의 말에 공감한다. 국회의 명백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수술실 CCTV 설치는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이라며 의료계는 반대하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가 의사의 심리적 불안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의료진의 집중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그들의 말에 공감이 간다. 아주 소수의 일탈을 막고자 의료계 전체를 범죄자 처벌한다는 그들의 말도 이해가 된다. 수술 준비 과정에 소독 등으로 인해 환자의 전신 노출이 촬영될 것인데, 영상물의 누출 등으로 또 다른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해된다.

그러나 수술실 CCTV 설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민 10명 중 9명은 설치에 찬성하고 있다. 아주 소수이긴 하지만, 대리수술·불법수술·환자에 대한 인권침해 등이 일어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의료사고가 났을 때 의료사고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피해 환자의 입장에서 수술 과정에 대한 CCTV 정보가 필요한 것은 불문가지다. 수술 준비 과정 등의 환자 노출 등은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으니 비난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회는 국민의 절대다수가 희망하는 수술실CCTV법을 제정해야 한다.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하게 들어 국민과 의료계의 우려를 동시에 불식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국회가 대의민주제의 원리에 반하는 행동을 할 때, 선출직 공무원이 주권위임의 의무를 다하지 못할 때, 우리 국민은 촛불을 들었다. 촛불 민심을 정책에 반영한 현 정부, 촛불 민심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라고 만들어 준 다수 여당의 국회. 국민 절대다수가 찬성하는 수술실CCTV설치 법안에 국회가 미온적이라면, 또 다른 촛불의 기저가 될 수 있다.

의료계도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의료계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기 때문에 CCTV 설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소수의 비뚤어진 시각을 가진 의료인들에 의해 상처받는 환자의 인권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아주 소수의 부주의한 행위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한 정보 확보로 피해 환자를 보호하자는 것이다. 영상 누출에 대해서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방지하면 된다. 의료계 스스로도 위법한 의료행위나 의료사고에 대한 정보 확보의 필요성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미 경기도의료원 산하 병원에서는 수술실 CCTV를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민간병원에서도 자발적으로 설치하는 곳도 있고, 이를 홍보하는 병원도 있다고 한다. 경찰서나 파출소에 CCTV를 설치할 때, 다수의 경찰은 경찰활동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를 하며 반대했다. 거리에 CCTV 설치가 늘어날 때, 일부 시민은 사생활 침해 문제를 들어 반대했다. 그러나 CCTV는 경찰과 시민 모두를 보호하는 기제가 되었다. 수술실 CCTV 설치 또한 환자와 의료인을 동시에 보호하는 유용한 장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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