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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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봐라 새잎 돋는다
아가 손마냥 고물고물 잼잼
봄볕에 가느란 눈 부비며
새록새록 고목에 새순 돋는다

하 연둣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다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제 힘으로 뚫었으니 보드라움으로 이겼으니

썩어가는 것들 크게 썩은 위에서
분노처럼 불끈불끈 새싹 돋는구나
부드러운 만큼 강하고 여린 만큼 우람하게
오 눈부신 강철 새잎


<감상> ‘첫’은 ‘맨 처음’이라는 뜻이다. 아침시단의 첫 단추로 박노해 시인의 시를 골랐다. 학창 시절, 박노해의 시집『노동의 새벽』,『참된 시작』을 읽으며 전율했다. 연탄 공장과 방직 공장에서 일하던 부모님의 삶이 거기 있었다. 시는 삶에 뿌리내려야 한다. 거룩한 시는 삶에 발을 딛고 서서 하늘을 우러러볼 때 태어난다고 믿는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고 노자(老子)는 말했다. “새잎”, “새순”, “새 이파리”, “새싹”이 돋아나는 눈부신 3월 2일이다. 우리 모두 부드럽고 여리게, 오 눈부신 당신!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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