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심 야권개편 전망 속 자금·조직력 등 정치기반 없는 尹
대선 레이스 임박해 합류 가능성…제3지대서 野 단일화 도모 주장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
4·7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정국이 대선판으로 재편되면서 야권의 차기 대선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사실상 ‘대선 전초전’격인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압승하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재보선에서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는 국민의힘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에 따라 향후 대선 구도가 격변할 가능성이 높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4일 총장직을 사퇴한 이후 잠행을 이어가며 별다른 정치적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지만, 그의 말 한마디(LH 사태 비판, 재보선 투표 독려 등)에도 대중은 큰 관심을 나타냈다.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향후 국민의힘과 제3지대 중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재보선 전에는 윤 전 총장이 중도층의 지지기반이 약한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외부에서 세력을 키워 야권 ‘빅텐트’ 구성을 제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를 통해 구심력을 키운 데다 제1야당의 우월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앞세워 정권 교체를 위한 선봉에 설 기대가 높아지면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통상 대선을 치를 때 선거비용은 수백억 원에 달한다. 윤 전 총장의 개인적 자금이나 후원금으로 선거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과 안 대표 모두 당내로 흡수해 민주당과 양자대결 구도를 만들어야 내년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정치 일선에 나서더라도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며 야권 단일화를 도모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여권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발해 총장직을 사퇴한 윤 전 총장이 불과 몇 달 안 돼 기성 정치권과 손을 잡는다면, 자신의 행적에 정치적 편향성이 덧칠되고, 향후 행보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정권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며 정치적 중량감을 더 키운 뒤 9~10월 대권 레이스가 임박해서 자연스럽게 국민의힘과 손을 잡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다.

특히, 당내에서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복당하고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에 이어 황교안 전 대표까지 합세한 혼전 양상이 벌어질 경우 윤 전 총장이 8일 당을 떠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손을 잡고 뛰어들어 야권의 대선판을 뜨겁게 달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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