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 1820명 설문…55.8% "부동산 폭등에 근로의욕 상실"

부동산 가격이 끝없이 상승하면서 ‘부동산 블루’에 빠진 직장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실하게 일해서 자산을 모으면 언젠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교과서적인 로드맵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에 따르면 직장인 1천820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직장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55.8%가 ‘근로의욕이 상실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질문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19.7% 뿐이었다.

이 설문에서 현재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직장인은 29.3%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88.7%가 ‘내 집 마련은 꼭 필요하다’고 답해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우울함과 분노가 커지고 있지만, ‘내 집 마련’의 꿈을 버리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 집 마련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서는 59.3%(복수응답)가 ‘노후 안정 차원에서’라고 답했으며, ‘생활편의를 위해(43.9%)’‘전월세 가격이 계속 상승해서(31.6%)’‘내 집 마련이 인생의 목표라서(20.2%)’라는 답이 높았다.

반면 ‘투자(재테크) 목적’이라는 응답은 15.6%에 그쳤다.

‘미래 본인 소유의 부동산 매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혼자(64.8%)가 미혼(59.1%)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또 본인 소유의 부동산을 매입하기까지의 기간은 기혼자는 평균 8년으로 보고 있는 반면 미혼은 평균 10년으로 예상했다.

이는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기혼자가 목돈 마련이 조금 더 수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부동산 시장이 직장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도 결혼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기혼자들은 △부동산 관련 내용이 대화의 메인 주제가 된다(31.3%)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동료의 부동산 보유 여부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낌(30.3%) △별 영향이 없음(28.1%) 순으로 답했다.

바념 미혼자들은 △별 영향이 없음(34%) 답변이 가장 많아 아직 부동산 시장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면 성공한다’는 인식은 바뀌었다.

응답자의 57.9%가 ‘미래 자산 축적이 노력만으로는 힘들다’고 답한 데다 직장 내 선망하는 선배상 역시 무려 80.1%가 ‘존재감 없어도 투자고수 차장’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반면 ‘고속 승진 등 직장생활이 화려한 무주택자 임원’은 19.9%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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