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조사, 기업 59% '부담'…2019년 대비 2배 이상 올라
대구도 연구·대책 마련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거래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패션 관련 중소기업의 수수료 부담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입점효과에 비해 수수료가 높다는 의견에 이어 수수료 부담에 따른 가격 인상이나 생산단가 절감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입점 업체의 수수료 부담이 시장의 안정성마저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패션업계를 비롯해 패션·섬유를 주요 산업으로 삼고 있는 대구 또한 향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해당 산업에 대한 연구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은 대외적으로 수수료 문제 주목받지 않아 조사·연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 1월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을 국회 제출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입법이 완료될 예정이지만, 시행령 제정에 앞서 패션업계의 추가적인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15일부터 24일까지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 500개사를 상대로 첫 실태조사를 벌였다. 제정 입법안과 시행령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때 활용하기 위해서다.

조사 결과, 올해 기준 패션 플랫폼 입점 업체의 판매수수료는 평균 26.7%로 파악됐다. 지난 2019년(13.6%) 대비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조사에 응한 기업 가운데 ‘패션 플랫폼 입점 효과 대비 수수료 수준은 높다’고 밝힌 비율은 59.4%다. 10곳 중 6곳이 수수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수수료가 낮다’라는 의견은 0%에 수렴했고, 수수료 적정 여부에 대한 인식은 점수로 환산하면 100점 만점에 평균 32.0점에 불과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수수료 부담으로 인한 가격 인상 또는 생산단가 절감 압력’이다. 전체 응답 기업 중 48.6%가 이같이 답했다.

이 밖에 ‘무료 배송 정책으로 인한 부담’(23.0%)과 ‘카테고리 내 노출 순서 기준의 모호성’(21.6%), ‘플랫폼 PB브랜드로 인한 매출 잠식’(10.6%)도 패션 플랫폼 입점 업체들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나타났다.

패션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는 대부분 소규모 기업에 속했다.

전체 응답 기업 가운데 연 매출액이 30억 원 미만인 기업의 비율이 81.2%를 차지했고, 특히 연 매출액이 5억 원 미만인 기업 비중이 52.6%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패션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 중 29.1%는 해당 플랫폼에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중앙회는 업체의 전체 연 매출액 대비 패션 플랫폼 매출액 비중은 연 매출액이 적은 입점 업체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패션 플랫폼의 수수료가 입점 업체의 이익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패션 플랫폼은 온라인 플랫폼 분야 조사·연구의 사각지대로 인식됐고, 최근에는 패션 플랫폼 입점 업체들이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특히 입점 업체 대부분이 소규모 업체인 패션 플랫폼 특성상 수수료 부담은 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고, 입점 업체의 부담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정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조속 통과를 추진하고, 향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품목별로 세분화한 실태 파악 등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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