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빽빽하게 웃자란
모 사이 오가며
농부가 물풀 훑고 있다

한 모도 밟거나
쓰러뜨리는 일 없다

내 가슴 속에서도
저리 다니셨는가,

아버지!


<감상> 목월의 시 「가정」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어릴 때는 몰랐다. 왜 아버지를 ‘어설픈 존재’라고 했는지. 아버지 나이가 되어보니 조금은 알겠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자식은 생각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아버지는 “한 모도 밟거나 쓰러뜨리는 일” 없이 자식들을 돌보고 계셨다. 티 내지 않고 바라지 않고 묵묵한 사랑을 주셨다. 참 어설픈 고달픈 아버지의 사랑이다. <시인 김현욱>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