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흑자 전환 동국제강, 10년來 최다 이익
조선 3사 수주 실적 상향 가능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세계 철강과잉 생산과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침체 등이 겹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던 국내 철강업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빅3는 최근 올들어 사상 최대 깜짝 성적표를 내놓았다.

포스코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687억원·영업이익 1조5천524억원·당기순이익 1조1천3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별도기준으로도 매출 7조8천4억원·영업이익 1조729억원·당기순이익 9천522억원이라고 발표해 1분기 철강부문에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주도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3분기 이후 10분기만에 1조5천억원대를 넘어섰으며, 이는 2011년 2분기 1조7천억원을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코로나19 글로벌 펜데믹으로 인해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1천677억원 흑자, 별도기준 1천85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의 깜짝실적이다.

포스코의 1분기 실적상승은 매출증가와 함께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3조7천216억원까지 내려갔으나 3분기 만에 무려 2조3천억원 가량의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현대제철 역시 올 1분기 매출 4조9천274억, 영업이익 3039억원 등 매출 신장과 영업이익 흑자전환이라는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 4조6천680억원 대비 5.6% 증가한 데다 영업이익의 경우 297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에서도 지난해 1분기 -0.6%·4분기 1.2%에 이어 6.2%까지 치솟은 것이라 단순한 수치상의 흑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동국제강은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발표한 2020년도 실적과 2021년 주주총회에서 장세욱 부회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두드러진 실적을 보였다.

2020실적을 보면 매출은 5조2천62억원으로 전년대비 8.0%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천947억원으로 전년대비 79.1% 치솟았다.

특히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 2019년 817억원 적자에서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에 67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장세욱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총 당시 영업보고에서도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세계 철강산업이 침체기를 겪었지만 동국제강은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영업이익과 3년만의 당기순이익으로 전환돼 높은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탄탄한 ‘중강(中强)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철강업계가 이처럼 가파른 실적 호전을 이루게 된 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세계적인 경기회복세 △중국의 철강 감산 △고부가가치제품 판매 확대 등이 어우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기회복으로 인한 철강 수요 증가와 중국의 철강 감산 조치에 따른 가격상승이 큰 몫을 했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철강 과잉생산과 수요 감소로 인해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철강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영업실적 부진의 원인이 돼 왔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수요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올 들어 매월 철강가격을 인상했지만 올 상반기 중 계약이 거의 완료될 만큼 오랫동안 발목을 잡혔던 가격현실화가 이뤄졌다.

실제 올 들어 가격 상승이 잇따르면서 지난 4월 말 현재 열연과 후판 국내 유통가격이 t당 100만원 대 초반까지 올라섰다.

가격 상승과 함께 각 철강사들의 프리미엄 전략도 실적 호전의 바탕이 됐다.

포스코의 경우 고부가가치제품인 WTP(World Top Premium) 판매 확대와 수소·전기차용 프리미엄 강재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오는 2023년 3월까지 체코 법인의 핫스탬핑 라인 증설 완료 등 조선과 자동차 산업에 대한 고부가 제품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도 프리미엄 후판인 ‘DK-LP Plate (이종두께 후판)’생산 박차, 고급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럭스틸 판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연말부터 국내 조선 3사의 잇따른 초대형 유조선 및 컨테이너선, LNG수송선 수주에 따른 물량확대까지 이어지면서 당분간 실적호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철강재 가격 인상에 따른 국제경쟁력 약화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차량용 철강재 수요 감소 등 불안요인도 없지 않다.

특히 그동안 철강산업 경쟁력 중 하나였던 전기료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자동차업계를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는 노사협상 결과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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