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가 연초록 빛으로 물들었다. 곽성일 기자

계절이 지나가는
바다에 섰다

검푸른 빛깔의 겨울 바다
연초록 옷으로 갈아입었다

바다에 봄이 왔다
연초록 물빛이 바닷가로
흰 천을 펼치듯
끝없이 조용히 밀려온다

태초의 빛으로
영원의 파도로
인간의 상처를 치유한다

삶이 시큰둥하거나
세상이 버거울 때나
내가 한없이 초라해질 때
동해 푸른 바다를 만나야 한다

 

바위가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바다는 태초로부터 영원이다
인간도 그러하다

바다는 여럿이 아니다
모든 것이 하나인 바다
그러기에 영원하다

바다와 같은 세상
인간도 바닷물과 같은 하나 된 존재이다

누구를 탓할 수도
원망할 수도
시기와 질투도
자책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세상의 전부라는 것을
바다에서 발견해야 한다

밀려오는 푸른 파도
펄떡이는 심장의 맥박소리이다

바다는
이미 세상을 전부 가진 나를
발견하는 곳이다
그 무언가를 한탄할 수 없게 한다

 

하늘과 맞달은 바다, 가슴에 스며들다

이제
바다에서
태초의 빛깔과 소리에 물들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사실은
이미 물들어 있었으므로
더 이상 할 일은 없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기어코
무엇을 얻고자 하면
그리움 가득한 감동을 가져가면 된다

바다는 늘
그리움이고 감동이기에

 

푸른 바다, 하얀 파도가 흰천을 펼치듯 밀려온다.
하얗게 부서진 파도가 해조류와 만난다.
글ㆍ사진=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