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연일 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배연일 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얼마 전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미용실 안으로 돌진해 미용실에 있던 손님 한 명이 숨지고, 또 한 명은 중증 외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된 사고가 있었다.

주지(周知)의 사실이듯 고령 운전자가 내는 교통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치사율도 비고령 운전자의 사고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3만3천239건으로 2015년보다 무려 44%나 증가했다. 그리고 비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는 1.7명인데 비해,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치사율은 2.9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런데 고령 운전자 중에서도 80∼84세가 낸 사고의 사망·중상자가 다른 고령 운전자가 낸 숫자보다 더 많아 이 연령대가 가장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정부는 2019년부터 7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갱신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의무적으로 면허취득·갱신 시 교통안전 교육을 받도록 하였다. 정부의 이와 같은 조치는 그만큼 고령 운전자의 안전운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도로교통공단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교통사고 예방과 안전운전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은 크게 안전운전을 위해 필요한 주의력 등을 진단하는 운전능력 자가진단과 이를 통과하면 받는 교통안전 교육으로 구성된다. 운전능력 자가진단이란 운전을 함에 있어 어느 정도의 인지기능이 있는지 자가로 진단해보는 과정으로 노화에 따른 운전 방법과 음주나 약물 운전의 위험성 등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게 된다. 이 교육은 도로교통공단 각 시·도지부에서 받을 수 있으며, 교육 시간은 총 3시간으로 교육비는 무료다. 이건 의무적인 것은 아니지만 교육을 받으면 혜택을 준다. 즉 교육을 받고 합격하면 수료증과 함께 자동차 보험료 할인(약 5%)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험료 할인은 국내 보험사만 할인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령자 교통안전 교육은 잠정 중단되었다. 하지만 2021년 운전면허 정기적성 검사(갱신)를 위한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은 도로교통공단 이러닝센터에서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만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도 중단할 게 아니라, 온라인으로라도 실시하는 게 마땅하다. 물론 그보다 더 좋은 방안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교육 인원수를 줄이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하여 고령자 교통안전 교육을 계속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날로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이 시점에 교통안전 교육은 교통사고 예방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로교통공단은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을 코로나19를 핑계로 결코 중단해서는 안 된다. 여건상 현장 교육이 어렵다면 만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 또한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처럼 하루빨리 온라인으로라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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