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가겠다 예고·탄원서 통한 판결 영향 기대 등 담겨져...시민들 분노

정인이 양모가 시아버지에게 보낸 옥중편지. 정찾사 제공
정인이 양모가 시아버지에게 보낸 옥중편지. 정찾사 제공

정인이 사건의 양모가 양부와 시아버지에게 보낸 ‘옥중편지’가 공개됐다.

‘이민을 가겠다’는 예고와 ‘탄원서를 통한 판결 영향을 기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10일 경북일보가 ‘정찾사’(정인이를 찾는 사람들)를 통해 입수한 편지는 양모가 양부에게 보낸 편지 5장, 시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1장이다.

우선 양부에게 보낸 편지는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로 기재돼 있다.

편지에서 양모는 “실외운동이 불가능한 구치소도 많은데 흙을 밟고 하늘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말로 운을 띄웠다.

양모는 “소파 옆에 있는 책장에는 수준 높은 (영어)책들 있는 거 알지? 영어책 살 때도 한글 책이랑 똑같은 6세 이상 수준으로 읽어주면 돼요”라고 정인이 언니에 대한 영어교육을 당부했다. 또한 “진짜 이민을 가게 될지도 아직 모르고 가게 되면 그때가서 생각할 문제이려나”는 등 이민을 암시하는 내용도 기재했다.

“신기한데 어젯밤 뉴스에 딱 주식이 전체적으로 떨어졌다는 뉴스 나오던데…”, “신자는 아닌 것 같지만 믿는 교도관들도 많고 성품도 좋으셔서 조만간 예수님 영접하지 않을까 해요”라는 등 말도 전했다.

아울러 “안 그래도 동물그림 붙여주면서 코코 찾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러면 입양 가족들이나 율하(정인이) 생각도 나게 될테고 ㅠ 새로운 강아지가 생기면서 예전 코코를 잊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이라며 정인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탄원서가 많이 들어갔다는데 감사하당. 판결에 큰 영향이 미치길 기도합니다”라며 곧 있을 재판에 대한 언급도 했다.

어버이날 시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양모는 “우리 아버님 어머님은 최고의 시어른들이세요”라며 “멋진 아들 허락해 주심에 감사드리고 손녀도 돌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찾사 관계자는 “양모가 사이코패스라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한지 모르는 것 같다. 반성도 안 하고 이민 갈 생각으로 딸에게 영어공부를 시켜라는 얘기를 전한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라고 성토했다.

익명을 원한 상담심리학 박사는 “양모의 생각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생각과 바탕이 다르다”며 “보통 불쌍한 사람을 보면 불쌍하게 생각되고 존중하는데 내꺼는 소중하지만 남의 것은 모른다는 심리인 것 같다. 공동체·사회 등 개념이 결여돼 있는 것으로 사료되며 내 이익을 극대화 시키려다 보면 정인이 사건과 같은 끔찍한 일이 발생하게 된다”라고 설명하면서 “양모의 경우, 남의 아픔에 공감을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양모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양부는 안동 모 교회의 옥상 자택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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