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선택과목 본격 시행…전문가들 "큰 틀 변화 없을 것"

개편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앞서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날인 지난 3월 23일 오전 대구 달서구 달성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경북일보DB
직장인 A씨(48)는 최근 딸에게 ‘선택과목’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황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딸의 학교는 선택과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인 A씨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문·이과로 나눠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A씨는 “딸이 선택과목을 정하기 위해 조언을 구했는데 답하기 힘들었다”며 “경험도 없고 워낙 입시 요강이 다양하다 보니 조언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선택과목은 고등학교 2학년부터 필수과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과목들을 자기가 원하는 것으로 들을 수 있는 제도다.

2학년이 된 후에는 바꾸기 어렵고 문·이과 통합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만큼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큰 틀의 변화는 없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대학이 계열에 따라 문·이과 구분이 가능하도록 선택 과목을 정했기 때문이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 수능 반영방법에서 상위권 대학들의 이과계열은 수학 선택과목에서 미적분과 기하 두 과목 중에서 한 과목을 반드시 선택하도록 했다.

탐구는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해야 만 지원이 가능하다.

문·이과 통합수능이라고 하더라도 선택할 과목에서 문·이과가 구별될 수밖에 없다.

서울대 이과는 과학Ⅱ 중 1과목, 경찰대는 수학 확률과 통계를 반드시 반영하지만 과목 자체를 지정한 대학은 거의 없어 문·이과 내 과목은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문과의 경우 수학에서 난이도를 고려, 확률과 통계를 많이 선택한다.

그런데 수학을 통틀어 등급과 백분위 표준점수가 나오면서 현실적으로 확률과 통계의 1등급 숫자가 많지 않다. 이과 학생들의 미적분 등에서 많이 차지해 문과 학생들이 그만큼 불리할 수 있다.

반대로 수학을 잘하는 문과 학생들은 미적분을 선택, 등급과 표준점수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국어의 경우 언어와 매체가 같은 원점수로 봤을 때 표준점수가 2~4점 정도 높게 나와 최상위권은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표준 점수, 등급을 유불리를 따져서 선택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상대적으로 쉬운 과목으로 쏠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과목별로 매번 난이도가 일정 부분 유지되지 않아 등급과 표준점수의 등락이 발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복잡해 보이지만 특정 과목을 강제하는 경우를 찾기 힘들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일부 과목의 난이도도 상황에 따라 달라져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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