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후보들 '영남당 논란' 반발…범야권 통합으로 정권창출 주장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연합
국민의힘 당 대표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김기현 원내대표 선출 이후 당내 일각에서 일고 있는 ‘영남당’논란과 관련 영남지역 후보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4·7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당을 떠난 뒤 본격적인 당 대표 선출일정에 들어간 가운데 10일 주호영(대구수성갑·5선) 전 원내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하는 등 10명 내외의 후보들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 의원 외에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당권 도전을 밝히거나 거론되는 인물은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3선)·홍문표(홍성예산·4선)·윤영석(양산갑·3선)·조경태(부산사하을·5선)·권영세(서울용산·4선)·김웅(송파갑·초선) 등 현역만 7명이다. 여기에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태다. 이들이 모두 출마할 경우 당권 후보만 9명에 이른다.

특히 이들의 출신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에 기반을 둔 한 권영세·김웅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최고위원, 영남에 기반을 둔 주호영·조경태·윤영석·조해진 의원, 충남에 기반을 둔 홍문표 의원 등으로 나눠 진다.

이처럼 서울과 영남권으로 크게 나눠진데다 울산남구을 출신의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당 대표선거가 영남권·비영남권 대결구도로 좁혀지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당내 일각에서는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까지 영남권에서 나올 경우 영남당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영남권 후보군들은 ‘당을 영남권과 비영남권으로 나누려는 것은 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10일 공식출마 선언한 주호영 의원은 “차기 당 대표의 가장 큰 책무는 야권 통합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며 “출신지역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구태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당을 혁신해 대선 승리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영남 투톱론’에 대해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지난 7일 포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국민의 힘 국회의원과 당원의 절반이 영남권인데 당대표-원내대표 영남 투톱론을 거론하는 것은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 당을 위한 게 아니다”며 “민주당도 특정지역 출신이 당대표와 원내대표 심지어 국무총리까지 맡았지만 특정지역당이라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지난 6일 포항을 방문한 조경태 의원 역시 주호영 의원과 같은 맥락으로 일각의 ‘영남당’논리에 반박했다.

조 의원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역주의를 운운하는 사람들은 당의 발전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이라며 “이런 논리라면 과거 서울 출신 당 대표 체제로 참패를 당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지금 국민의힘이 중요한 것은 내년 대선에 정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는 ‘실력 있고 비전 있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범야권통합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내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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