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몬 조사, 84.6% '감정 노동'…우울증 경험·두통 등 피해 호소

최근 워커밸·매너소비자 등 감정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 알바생들이 근무 중 감정노동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3일 아르바이트 대표포털 알바몬(대표 윤병준)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1천72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 관련 설문조사 결과 84.6%가 근무 중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감정노동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9.2%에 그쳤다.

업종별 감정노동 비율이 높았던 곳은 ‘영업·고객상담직’이 95.8%로 가장 높았으며, △서비스(90.2%) △외식·음료(87.9%) △교육·강사(81.6%) 순으로 조사됐다.

대면 근무가 높은 곳일 수록 감정노동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또 이들 업종은 감정노동으로 인한 피로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실제 ‘영업·고객상담’아르바이트의 경우 알바로 인한 전체 피로도가 8.1점(10점 만점)으로 가장 열악했으며, △서비스(7.4점) △교육·강사(7.0점) △외식·음료(6.9점) △유통·판매(6.7점) 등도 상대적으로 피로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종 알바들이 자신의 감정을 숨겨가며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 결과 59.0%가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라고 답해 가장 높았다.

이어 ‘참는 것이 가장 손쉽게 상황을 정리하는 방법 같아서(44.9%)’‘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21.5%)’‘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서(20.8%)’‘공과 사를 구분하고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18.9%)’‘본사 혹은 고용주 지침이라서(13.8%)’ 등의 답이 뒤따랐다.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대상은 ‘고객’이 81.5%(복수응답)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사장님 또는 고용주(45.2%)·동료(16.9%)·선배/직원(14.2%) 등도 감정노동의 대상이었다.

특히 이 같은 감정노동으로 인해 무려 63.9%가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우울증으로 겪고 있는 증상으로는‘우울감 및 의욕저하’가 47.1%로 가장 많았으며, △두통(31.9%) △무기력감·만성피로(29.7%) △소화불량·식이장애(28.3%) △불면증 및 수면장애(24.5%) △분노·폭력성(1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 응한 알바생의 절반 가량(42.6%)은 본사 또는 고용주로부터 감정노동을 강요 받았던 것으로 나타난 반면 ‘근무 중인 사업장에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제도나 교육이 있다’는 답은 26.9%에 그쳤다.

따라서 알바생들의 감정노동 감소를 위한 제도적 보호장치 강화 및 지도관리 및 고객에티켓 강화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직원과 손님 간 균형을 뜻하는 신조어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에 대한 의견 조사에서는 알바생 78.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워커밸이 아르바이트 현장에 정착될지에 대한 질문 결과 ‘트렌드 확산은 되겠지만 현장 정착은 어려울 것(62.5%)’‘트렌드 확산과 현장 정착 모두 어려울 것(15.8%)’이란 회의적인 의견이 78.3%나 됐다.

반면 ‘현장에 정착돼 트렌드로 확산될 것’이란 답은 19.6%에 그쳐 제도적 보완장치 정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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