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600개사 설문…68% "코로나19 이전 보다 어려워"
50.8% 내년 최저임금 동결 원해…경총 "경영 여건 회복 최우선"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이 근로자에게 정상 임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25일 발표됐다. 1년이 넘게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영난이 지속한 게 주된 이유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최저임금 수준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600개사(제조업 300개사·비제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중소기업 고용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에 따르면, ‘정상적인 임금 지급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은 40.2%를 차지했다. 특히 비제조업의 경우 48.3%가 ‘정상적 임금 지급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제조업(32.0%)에 비해 16.3%p 높은 수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드러난 ‘정상적 임금 지급에 대한 어려움 유무’ 비율.
임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요인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경영상황이 악화했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만 68.2%다. 비제조업 가운데 75.6%가 같은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고, 제조업은 60.7%가 코로나19 경영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비율은 절반에 달한다.

전체 응답 기업 중 47.8%가 대출을 받았고, 제조업(48.7%)과 비제조업(47.0%) 모두 대출을 받은 비율이 비슷했다.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휴업·휴직이나 퇴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경영상 어려움으로 휴업·휴직이나 퇴사 근로자가 발생한 기업 비율은 38.0%로 집계됐다. 비제조업(43.3%)이 제조업(32.7%)보다 휴업·휴직·퇴사 근로자 발생 비율이 10.6%p 높았다.

기업의 경영·고용상황 회복 기간에 대해서는 ‘1년 이상’이 35.0%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장기간 회복 기대 어려움’(16.3%), ‘6개월∼1년 이내’(11.0%) 순으로 파악됐다. 25.3%는 ‘모름’이라고 답했다.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조사도 진행됐다.

현재 경영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저임금 수준이 높다’고 답한 기업 비율은 35.3%로 확인됐다. 반면, ‘최저임금 수준이 낮다’고 답한 기업은 6.0%에 불과했다.

지난해 대비 근로자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1.8%로 조사됐다. 근로자 임금 인상률이 ‘3% 초과, 5% 이하(11.8%)’인 기업도 있었으나 ‘1% 이하’(43.5%)와 ‘1% 초과, 3% 이하(40.6%)’ 기업의 비중이 컸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변동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동결’이 50.8%로 응답 수가 가장 많았다. 이어 ‘2∼3% 이내 인상’(21.2%)과 ‘1% 내외 인상’(17.5%) 순이다.

내년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대응방법으로 ‘고용감축’(41.0%)이 우선순위에 꼽혔다. ‘신규채용 축소’(28.2%)나 ‘기존인력 감원’(12.8%)도 대응 방안으로 고려됐다.

하지만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기업 비율이 무려 35.2%를 차지해 내년 경기를 좀처럼 예측하지 못하는 실정을 대변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지난해 코로나19 등 경기 충격에 대한 회복세가 업종·규모별로 차별화되는 불균형 회복이 심화하고 있다”며 “중소·영세기업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는 만큼, 올해에도 최저임금 안정 기조를 바탕으로 기업의 경영여건 회복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