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원전 1호기는 대한민국 최초의 수출형 원전으로 건설됐다. 원전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안전성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런데 1호기 완공일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 뒤에야 가동허가가 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허가 운영 심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8개월 만이다.

경북 울진 지역 주민들은 “진이 다 빠졌다”고 한다. 마땅히 허가를 해야 하는 것인데 정부가 차일피일 미루다 시간 낭비, 돈 낭비를 했다는 것이다. 여론도 여론이지만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 배경이 석연치 않다. 최근 이상 기후에 따른 여름철 전력수급 우려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동을 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원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원전은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위험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비 전문가들의 말을 경청하면서 전문가들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우매한 일이다.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가는 동안 원전 가동은 필수다.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 뿐 아니라 정부가 선언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도 원전 가동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번 신한울 1호기 가동 승인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정책 전환의 계기가 돼야 한다. 정부가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의 속도 조절은 물론 당장 코로나19 이후 급증할 산업생산에 대비한 전력 수급에도 대비해야 한다. 신한울 1호기 가동에 이어 교수 225명이 공사 재개를 촉구한 신한울 3·4호기 공사도 재개를 서둘러야 한다.

전기차 보급이 급속하게 늘고 있는데 전기 생산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화력발전에 의존하면 친환경이라는 전기차 보급은 허사다. 또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전력을 수급한다는 것도 요원한 일이다. 미국처럼 태양광 발전의 조건이 좋은 나라에서도 태양광에 의지하다가 지난해 여름 대규모 정전 사태를 빚었다. 일부 환경단체가 보완 에너지원으로 수력발전을 거론하고 있지만 시대 역행적 주장이다.

원자력은 CO2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에너지 원이다. 미국, 중국은 물론 세계 70여 개국과 워런버핏·빌게이츠도 합작해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나서는 등 원전 기술 개발에 혈안이다. 신한울 1호기 가동이 국가 에너지 안보는 물론 국가 미래산업의 대계를 다시 설계하는 정부 탈원전 정책 전환의 획기적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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