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원 "복숭아 병해 발병 심각, 2차 감염 차단 위해 방제 필요"

탄저병.
무더위가 한풀 꺾인 경북·대구에 최근 잦은 비가 내리면서 흐린 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탄저병 등 농작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경북과 대구지역의 평균 강수량은 95.3㎜, 강수 일수는 8.1일로, 평년(120.1㎜·7.2일)대비 강수량은 다소 적었고, 비가 내린 날은 더 많았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곳은 영덕군으로 총 261.2㎜의 강수량과 9일의 강수일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일 영덕군에서 기록된 1시간 최다 강수량은 75.5㎜로, 관측이 시작된 1972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의 비가 1시간 만에 내렸다.

반면 이달 들어 가장 적은 양의 비가 내린 곳은 6일 동안 31.7㎜의 비가 내린 영주시다.

강수량은 평년수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잦은 비와 흐린 날이 이어지며 복숭아 탄저병 피해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이하 농기원)은 최근 조생종 복숭아에 탄저병 피해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만생종 복숭아에도 탄저병이 확산 될 것으로 예상했다.

농기원에 따르면 청도복숭아연구소가 지난달 중순께 ‘병해충 예찰 조사’를 벌인 결과, 복숭아 탄저병 발생 과실의 비율이 청도지역에서 5.6%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0.7%보다 4.9% 증가했다.

이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청도지역 강수량이 전년 대비 3배가량 많았고(2020년 111㎜·2021년 336㎜) 지난해 긴 장마로 병해 피해가 발생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농기원 측의 분석이다.

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으나 대기불안정으로 인한 강한 소나기가 빈번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돼, 고온다습한 기상조건이 예상됨에 따라 복숭아 탄저병 발생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탄저병은 과실에 발생해 큰 피해를 주는 병으로 초기에는 과일 표면에 녹갈색의 병반이 생기며, 시간이 흐르면서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특히, 병든 과실 표면에서 주황색의 병원균 포자가 만들어져 비나 바람에 의해 다른 과실에 2차 감염을 일으킨다.

병원균은 가지 또는 열매의 병환부에서 월동해 다음 해의 전염원이 되며, 병든 과실은 낙과하기도 하고 가지에 붙은 상태로 마르기도 한다.

이와 관련 신용습 경북농기원장은 “대기불안정으로 인한 강한 소나기·태풍 등이 예보된 가운데 지난해 긴 장마로 인해 복숭아 병해 발병이 심한 상태”라며 “탄저병은 비가 온 후 급속히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 병든 과실이 보이면 즉시 제거하고 성분이 다른 약제를 번갈아가며 살포해주는 것이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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