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시골 마을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이 있었다. 얼마간의 시일이 지난 뒤 경로당에서 나온 평가들, 그 사람 참 괜찮더라. 인사성이 있고, 바지런하고, 어른 대접할 줄 알고, 이웃과도 잘 어울리더라. 동네 궂은일에도 앞장서더라. 이런 평판을 받았다.

이 사람은 틀림없이 좋은 사람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있으나 마나 한 사람도 있고, 꼭 있어야 할 사람도 있고, 없었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도 있다.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도 있고, 맡겨진 일만 겨우 해내는 사람도 있지만 주어진 일도 하지 않으면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다.

“사무실 쓰레기통이 차면 조용히 직접 비우는 사람이 있다. 아무도 안 볼 거라 생각하는 곳에서도 누군가는 반드시 보고 있다. 그래서 ‘저 사람, 참 괜찮다.’라는 평가가 돌게 된다. ‘나는 원래 큰일만 하는 사람이야. 그런 작은 일은 아랫사람이 하는 거야’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작은 일을 소홀히 하는 사람치고 크게 성공한 사람은 드물다.” 일본 비즈니스 심리학의 권위자 나이토 요사히토의 말이다.

내가 교직에 근무할 때 ‘그 사람, 사람은 좋은데’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교사들의 인사이동이 있을 때 전임교에 물으면 전임교의 관리자가 하는 말이다. ‘사람은 좋은데’라는 말 속에는 마음은 좋지만 능력은 별로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학생 생활지도를 잘한다든가 학습지도 능력이 있다든가 인간관계에 있어 리드 십이 뛰어나다는 등의 구체적인 말이 없이 ‘사람은 좋은데’라고 한다면 특별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거나 뭔가 문제점이 있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괜찮다’는 평판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이 걸어온 발자국일 뿐이다. 걸어온 대로 보이고, 남긴 발자국대로 읽혀 진다. 남이 보든 말든, 자기가 걷는 발걸음 그대로이다. 가장 궂은 일, 가장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 사람 참 괜찮다’는 최고의 평판을 듣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작은 욕심은 있게 마련이다. 욕심이 현재의 삶을 윤택하게 할지라도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아야 한다.

‘그 사람 참 괜찮다’라는 평판을 받으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약간의 배려를 보태야 한다. 작은 차이가 나에 대한 평가를 좌우하는 것이다. 부탁받지 않은 것, 지시받지 않은 것도 이왕 하려면 기분 좋게 해야 한다. 설사 헛걸음이 되더라도 손해 봤다라고 생각지 말고 좋은 일 했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배려가 ‘그 사람 참 괜찮다’의 평판을 가져온다.

상대방을 대할 때 눈을 마주치면 신뢰를 받기 쉽고, 친근감과 함께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 주게 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때는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이해타산이나 흑심을 품고 남에게 친절을 베풀지는 말아야 한다. 순수함이 있어야 한다. 남의 험담도 하지 말아야 한다. 험담은 돌고 돌아 반드시 당사자의 귀에 들어간다. 사이좋은 사람과 단둘이 있을 때라도 험담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남으로부터 충고나 지적을 받으면 먼저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 좋다.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을 지니게 되고 나의 인성에 감탄할 것이다.

사소한 변화가 인생을 바꾼다.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이라도 사람을 달라 보이게 만든다. 이런 사소한 것들을 바로잡으면 ‘그 사람 참 괜찮다’는 평판을 얻게 될 것이다. 저 사람 괜찮다는 평판은 걸어온 발자국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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