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병상 가동률 76.1% 달해…경북·대구도 2주새 가파른 상승
의료인력 확충 등 선제대응 시급

16일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음압병동에서 한 간호사가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처치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연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500명에 가까워지는 가운데 경북과 대구지역의 중증환자 전담병상 부족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경북에는 중환자 병상에 필요한 특수 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 병상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만큼 신속한 인력 지원·수급이 절실하다.

16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의료기관에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총 495명이다.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 가동률은 전국 단위로 보면 61.7%지만 확진자 발생이 집중된 수도권은 76.1%인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의료체계가 원활하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위중증 환자 규모로 500명을,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방역 조처를 강화하는 ‘비상계획’ 시행 기준으로는 75%를 제시한 바 있다.

같은 날 경북에 위치한 중환자 병상 3개(동국대 경주병원)는 모두 가동 중이며, 중증에서 호전됐거나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준중증 환자 병상 2개도 이미 사용 중인 상황이다. 중증환자가 발생하면 경북에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특히, 자체적으로 중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인 경북의 경우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에크모(ECMO) 등 특수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이 부족해 병실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경북도는 중환자 발생 시 대구 등 타 지역으로 환자를 이송해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대구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약 37%로 수도권 등에 비해 안정적이다.

대구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중환자 수는 40여명으로 이들 중 약 30명은 대구 환자, 10명가량은 경북지역 환자다.

하지만 이달 초까지 30% 미만을 유지했던 대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약 2주 만에 4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선 만큼 중환자 수가 계속해서 늘어날 경우 병상 부족 문제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게다가 수도권 지역 중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 병상이 가득 차면 대구 등 다른 지역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 만큼 병상 부족현상이 나타나는 시점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은 최근 중증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중환자실 가동률이 높아져 안심할 순 없으나 아직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하는 ‘비상계획’을 발동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비대면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전개되고 있는 유행 상황이 극단적인 조치를 강구 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외국에서 발생하는 일상회복 상황과 우리나라 상황은 차이가 있다. 외국은 대규모 유행이 촉발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는 전체 확진자 규모가 증가는 하지만 대규모 유행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유행이 커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 지역 22개 상급종합병원장들과 영상회의를 진행한 결과, 병상 가동에 있어서 인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특히, 환자가 몰릴 시 신속한 에크모 공급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인력부족에 대한 호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환자 관리에 있어 간호 인력도 힘들지만 의사 인력도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나와 인력 자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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