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재 경산소방서장

설 연휴를 불과 2일 앞둔 27일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자 대통령에서부터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설 귀성 자제와 새로운 오미크론 대응체계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오미크론이 50% 넘게 검출되는 비상상황인데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설을 기폭제 삼아 유행이 겉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자는 의미다.

이처럼 설 명절에 주거공간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주택 화재의 위험성도 증대됨에 따라 이번 설에는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주택용 소방시설’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상북도 2021년 화재발생 현황분석에 따르면 ‘단독주택’에서 화재와 사망자,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화재 절반은 ‘부주의’로 발생한다.

특히 단독주택의 경우 오후 2시~오후 4시 다수 발생하며 오후 6시~오후 10시 일시적 증가하는 패턴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근무시간 종료 후 집에 머물면서 화재가 증가하는 영향이 있다.

또 통계에는 단독주택의 경우 겨울(12~3월)에 다수 발생한 것에 비해, 여름(6~8월)에는 적게 발생했다. 단독주택 화재 발생 주요 원인으로 계절용기기, 배선·배선기구, 주방기기 순이며 계절용기기의 주요화재 원인은 화목보일러, 열선, 가스난로, 냉난방기기 순이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증명하듯 경산소방서는 올해 1월에는 2~3일에 한 번꼴로 주택화재에 출동하고 있다.

따뜻한 설을 보내기 위해 가정에서 계절용기기 사용이 증가할 것이며, 명절 음식이나 차례 준비로 주방기기 사용 증가로 화재 위험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화재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주택(아파트 및 기숙사는 제외)에는 의무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를 말한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초기에 경보를 울려 신속한 대피를 유도하고 소화기는 화재 초기 진압의 역할을 한다.

주택용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소방시설법 제8조가 시행(2012년 2월 5일)된 후 주택 화재 발생 건수는 전국적으로 연평균 1.5% 증가했으나 이로 인한 사망자는 10% 감소했다.

실제로 2022년 1월 15일 오후 2시경 경산시 용성면 용전리 주택에서 불이나 집주인이 소방서에서 보급한 소화기(3대)를 이용해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므로 큰 피해 없이 빠르게 종료될 수 있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가격이 저렴하고 주변 대형마트나 소방용품 판매점,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배터리가 내장 되어 있어서 10년 주기로 교체하면 된다.

지난해 추석만 해도 연휴가 끝나자마자 확진자 수가 38%나 급증했던 것처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하면서 못 가는 아쉬움을 부모님과 친척에게 주택용 소방시설을 선물함으로써 안전한 설 명절을 보내실 수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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