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에게 듣는다-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이만규 제9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의장.
이만규(68) 제9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의장은 1991년 대구시의회 개원 31년 만에 처음으로 ‘후보등록제’를 도입해 무기명 비밀투표로 뽑혔다. 공정한 정책 경쟁이나 후보자 검증 절차가 없어서 물밑 선거나 다수당 독점과 같은 비민주적인 폐해를 낳은 ‘교황식’ 선출방식을 벗어난 것이어서 매우 의미가 깊다. 이만규 의장은 제5대 대구 중구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제7대 중구의회 전·후반기 의장을 거쳤으며, 제8대 대구시의회에서는 전반기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이 의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방식을 도입한 덕분에 대구시의회가 한 단계 성숙했다”면서 “강한 리더십과 의정활동 비전을 당당하게 밝힌 결과 여러 의원님과 시민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기에 의회를 이끌어 가는 데 자신감이 생겼고, 책임감은 더 무거워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앞으로 2년 간 펼칠 의회 운영·의정활동의 중심은.

△의회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고, 치우침 없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시의회를 운영하겠다.

제9대 대구시의회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의 시행으로 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인력 제도 도입 등 의정활동 지원체계가 강화됐기 때문에 지방의회의 역할을 더욱 바로 세워 완성된 지방자치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시대적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강화된 지원체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위원회별 소관 업무를 더욱 꼼꼼히 챙기고, 시민 생활과 밀접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에 대해서는 선제적이고 생산적인 개선안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의회 환경을 만들겠다.

32명 중에 18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들의 창의적 사고와 패기, 재선·3선 의원들의 경륜과 균형감각으로 소통과 협치를 이끌어 내겠다. 이를 통해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의 향상은 물론, 대구의 미래를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어떤 방식으로 의회운영에 녹여낼지.

△지방의원으로 12년 넘게 활동하면서 중구의회 의장과 대구시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아 의회 운영 전반을 이끌면서 사심없는 당당함과 리더십을 보여줬다. 변화와 혁신의 시기에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자신한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대구시의원 모두를 아우르는 소통 능력은 이만규만의 큰 자산이기에 세대 간, 계층 간 화합과 다양성을 확보해 의원 각자가 소신과 능력을 다해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서 더 발전적인 의회 체계를 만드는데 역할을 다하겠다.

무엇보다 젊은 후배 의원들이 대구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차세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선 소감을 통해 집행부의 거수기 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단언해 주목받았다.

△시의회와 시장은 ‘살기 좋은 대구’를 만들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 다만, 서로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시의회는 견제와 감시, 건설적인 대안 제시라는 의회의 본연의 역할이 중요하다. 집행부와 시의회는 수레의 양 바퀴와도 같아서 서로 호흡을 맞추어 균형을 이뤄야 ‘시민의 행복’이라는 목표 지점까지 잘 굴러갈 수 있다. 서로 소통하고 협조가 잘 이뤄 진다면 무조건 반대만 할 생각은 없지만, 독선·독단적인 시정 운영이 있다면 시정의 안정과 신뢰를 위해서라도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소 독선적이라는 평이 나오는 홍준표 대구시장과는 어떻게 소통하고 갈등을 해결할 것인가.

△의회 개원 행사, 치맥페스티벌, 파워풀대구페스티벌 등을 통해 홍준표 시장과 대화해보니 우려했던 독단·독선의 이미지와는 다른 면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나와 동갑이고 비슷한 면이 있어 소통이 잘 됐다. 앞으로 대구시의 주요 정책과 현안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원활한 의사소통 체계를 점검하면서 믿음과 신뢰를 쌓아가겠다. 견제라는 명분으로 시정을 발목 잡는 것이 아니라 대구시민의 입장에서 매끄럽게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의장이 사무처 직원 인사권을 비롯해 많은 권한을 갖게 됐고, 지방의회 독립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 시의회의 독립성과 의원 개개인의 전문성은 시민의 신뢰와도 직결된다.

△지방정부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지방행정은 더욱 전문화·복잡화되고 있어서 시정을 견제하는 시의원의 역할이 매우 광범위해졌기 때문에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의회의 역량을 강화하겠다.

올해부터 개정 지방자치법이 시행으로 지방의회의 권한과 독립성이 강화됐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의회 직원 인사권은 의장에게 주어졌는데, 조직권은 여전히 시장에게 있어서 의장이 필요한 분야에 자율적으로 인력을 충원할 수가 없다. 실질적인 인사권 독립을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조직권과 독립된 인건비가 마련돼야 한다. 의원의 의정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지원인력 역시 의원 정수의 1/2 범위 내로 제한돼 갈수록 전문화되고 복잡해지는 지방행정에 대한 견제기능 확보와 합리적인 정책 제안을 위해서는 최소한 의원 정수만큼의 정책지원인력이 필요하다. 전국 시·도의회가 공감하는 사안이므로 대한민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와 연대해서 적극 개선해 나가겠다.

-고물가 등 고통을 겪는 대구시민의 주름살을 펼 복지·민생 대책은.

△가장 시급한 문제는 민생경제다. 코로나19에 해외 악재까지 겹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물가안정과 긴급 위기관리 지원이 절실하다.

대구시는 민선8기 출범과 동시에 추경예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시의회에서는 이번 추경 예산안이 민생경제 회복과 서민 생활 안정 방안을 제대로 담았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겠다. 또한, 대구 경제 부활을 위한 미래 주력산업 육성과 대기업 유치를 위해 대구시의회도 의정역량을 집중해서 지원하겠다.

임기 동안 민생현장을 발로 뛰면서 시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생활안정에 중점을 두고 의회를 운영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의회는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며 시민의 더 나은 삶과 새로운 내일을 위해 뛰겠다. 잘 할 땐 박수도 쳐 주시고, 잘 못 할 땐 질책도 해주시면 좋겠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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