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가 팬들의 원성을 유발했던 ‘스케치북 검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삼성은 29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삼성 팬들은 앞서 지난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 황당한 일을 당했다고 구단을 성토했다.

당시 삼성은 응원용 스케치북을 일일이 검사했으며 검사 대상은 어린이 팬들의 스케치북까지 포함됐다.

팬들은 삼성이 세이프티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검열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이후 삼성 팬들은 SNS 등을 통해 구단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으며 실제 행동에 들어갔다.

29일 라팍 홈 경기를 앞두고 구장 앞에서 사장·단장·감독 퇴진을 촉구했으며 경기 중에도 스케지북 등을 통해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은 이날 밤늦게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전반기 마지막 홈경기 시리즈 동안 세이프티 캠페인이 진행됐고 검색 과정에서 일부 팬들의 스케치북을 일일이 열어보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했다.

어떤 이유에서도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규정했으며 불쾌감을 느낀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구단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 팬들의 분노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우선 팬들은 사과 시점이 무려 10일 이상 지난 뒤 이뤄져 순수성에 의심하고 있다.

사과문을 올린 시간도 밤 10시를 넘겨 경기 중 이뤄진 비난 움직임이 없었다면 사과문 조차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책임자 문책 등 사과문 이외에 어떤 움직임이 없는 것도 비난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한 삼성 팬은 “사과의 진정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제대로 된 재발 방지책이 없으면 팬들 스스로 삼성을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팬도 “과거와 같이 성적만 중시하는 팬들은 이제 많이 없어졌다”며 “성적과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선수, 팬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구단 운영 등이 중요해졌다”고 꼬집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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