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분석…대출 많은 사람 '금융웰빙' 지수 더 높아

금융웰빙 측정 항목과 조사 결과.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올들어 금리가 급등하면서 금융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 빚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에 비해 금융웰빙은 오히려 더 높다는 조사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컨슈머인사이트가 국내 최초로 서베이 데이터(경기예측에 사용되는 데이터)이 금융웰빙지수와 각종 실측데이터를 연결해 분석한 자료에서 나왔다.

금융웰빙이란 일상적인 금융 문제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고, 미래의 금융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상태를 말하며, 삶에서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에 재정적으로 자유롭다는 주관적인 평가가 담겨 있다.

금융웰빙 수준에 대해서는 응답자 4명 중 3명은 미흡하다고 생각한 가운데 저신용자·제2금융권에서 대출 받은 사람·자영업자·70대 여성의 금융웰빙 평가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빚이 많은 사람의 금융웰빙 수준이 빚이 적은 사람보다 오히려 높다는 특징도 나타났다.

금융웰빙 수준과 관련 지난 1월 전국 20~74세 성인 2만3천93명을 대상으로 ‘금융웰빙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전체 평균 금융웰빙 지수는 20점 만점에 9.1점에 그쳐 다소 부정적이었다.

5점 척도(0~1점 부정·2점 중립·3~4점 긍정) 기준 부정응답이 34.8%로 긍정응답(25.5%)보다 9.3%p 많았으며, 중립(39.7%)을 포함하면 4명 중 3명이 금융웰빙을 ‘보통 이하’ 수준으로 인식했다.

또 금융웰빙점수와 신용평가 점수와 비교한 결과 금융웰빙 수준이 개인신용도와 비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신용평점(1000점 만점) 기준으로 900점대 고신용층의 금융웰빙 수준이 10.2점으로 비교적 높았던 데 비해 800점대는 9.5점, 600~700점대는 8.6점으로 점점 낮아졌다.

500점대(7.0점)와 500점 미만(6.5점) 저신용층은 매우 취약했다.

눈길을 끈 것은 대출금 규모(대출잔액)와 금율웰빙 수준이 반비례했다는 점이다.

일단 빚이 전혀 없는 사람의 금융웰빙 지수가 9.5점으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빚이 있는 사람의 경우 대출 잔액이 3억원이 넘은 사람의 평균 웰빙지수가 9.2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1억~3억원 미만(9.0점)·5천만원~1억원 미만(8.8점)·1천만원~5천만원(8.1점)·1천만원 미만(8.2점) 등 빚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에 비해 금융웰빙지수가 최대 1.0점 차를 보였다.

이는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보유자산 규모·신용평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계층으로 금융문제에 대한 대처력과 안정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금융기관형태에 따른 금융웰빙지수 편차도 컸다.

시중은행 대출자의 경우 8.8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캐피탈이 8.0점·신용카드 대출이용자 7.1점·저축은행 6.7점으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간 지수차가 2.1점이 됐다.

이는 개인신용 수준이 낮을수록 이용할 수 있는 대출업권이 제한되는 현실상 개인신용과 금융웰빙지수간 연관성이 확인됐다.

금융웰빙지수의 남성(9.2점)·여성(9.1점)가 차이는 거의 없었으나 성x연령별로는 20대 남성(9.4점)이 가장 높았고, 70대 여성(8.7점)이 가장 낮았다.

특히 직업별로는 전문직(10.5점)이 가장 높았던 반면 자영업자(8.6점)가 가장 취약했으며, 대기업 급여소득자(9.9점)와 사업체 대표(9.7점)도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 같은 분석과 함께 국내 금융소비자들의 금융상황이 웰빙보다는 스트레스와 걱정거리로 작용하고 있으며, 개인 경제령과 소속 계층·신용수준·금융지식 및 경험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차원에서 금융취약계층을 파악해 이들의 ‘주관적 웰빙’을 개선하는 금융정책 개발필요성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

컨슈머인사트는 “이번 분석은 조사(서베이)데이터와 신용평가사 정보를 가명결합해 계층별 금융웰빙 수준을 분석한 국내 첫 사례로, 금융웰빙 취약 계층의 실체와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찾아 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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