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오후 6시 30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기아타이거즈 경기에서 지역 최초 ‘팝페라 가수’이자 ‘애국가 전문 가수’로 불리는 배은희씨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배은희 제공

8월 12일 오후 6시 30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기아타이거즈 경기에서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이 시구를 하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타를 했다. 지역 최초의 팝페라 가수 배은희씨의 제안으로 성사된 행사다. 경기에 앞서 라이브로 애국가를 부른 배씨는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반주 없이 오롯이 내 목소리만으로 연주되는 애국가를 주목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배은희씨는 경북·대구에서 ‘애국가 전문 가수’로 불린다. 늦깎이로 음대를 나와서 소프라노로 활동하다 2018년 오페라에 대중적인 팝 스타일을 가미해 부르는 ‘팝페라 가수’로 변신했는데, 지역의 주요 행사장에서 애국가만 100번 넘게 불렀다. 성악가에서 팝페라 가수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기에 자신이 설 무대가 많지 않았는데, 애국가부터 불렀다는 게 배은희씨의 설명이다. 그녀는 “4년 전 씨름대회에 공연 차 갔다가 이준희 대한씨름협회 경기위원장으로부터 TV 생중계를 고려해 라이브로 애국가를 달라는 요청을 받고 불렀더니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1년 동안 대한씨름협회의 애국가 전속 가수로 1년 동안 활동했다”고 전했다.
 

8월 12일 오후 6시 30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기아타이거즈 경기에서 지역 최초 ‘팝페라 가수’ 배은희씨가 애국가를 부른 뒤 시타와 시구를 한 홍준표 대구시장(오른쪽 첫번째),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은희 제공

성량이 풍부한 성악가가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애국가를 부른다는 자체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에 프로야구 경기에서까지 애국가를 부르는 단계에 온 것이다. 배씨는 “일반 가수보다 성악가가 애국가를 불렀을 때 보다 큰 에너지가 나온다는 사실을 행사 참석자들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경건하게 애국가를 부른 뒤에 관중석에서 박수가 나와 민망할 때도 있었다”며 웃었다.

2018년 ‘내 님아’를 시작으로 2020년 ‘까치 아리랑’ 음원을 발매한 배은희씨는 다른 이들의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음원을 가진 진짜 ‘팝페라 가수’다. 배씨는 “우리나라, 조국과 관련한 노래를 음원으로 발매하고 싶었던 소원이 이뤄진 셈인데, 2개의 음원 모두 애국가와 일맥상통하는 혼이 담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 해녀의 삶이 담긴 ‘숨비소리’를 3집 음원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클래식’에서 ‘가수’라는 꼬리표를 바꿔 다는 과정에서 자존심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는 배은희씨는 “엄청나게 발휘한 용기 덕분에 ‘팝페라’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월 평균 10차례 이상 지역의 무대를 종횡무진 해왔는데, 지역 최초 ‘팝페라 가수’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됐다고 본다”며 활짝 웃었다.
 

지역 최초 팝페라 가수 배은희. 배은희 제공.

배은희씨는 고급 예술인 성악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팝페라 가수’ 수요가 더 많아졌다고 했다. 그녀는 “정말 열심히 갈고 닦았다”면서 “덕분에 오페라, 가곡, 가요, 뮤지컬 음악의 역사에 스토리를 입혀서 노래까지 불러주는 방식으로 강의도 하고 있다”고 했다.


배씨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나 학교급식 종사자들을 위한 무대에 올랐다가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기쁨의 눈물까지 흘리며 내 노래를 들으면서 ‘힐링 잘 했다’고 말해준 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무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팝페라 가수’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배은희씨는 “경북·대구에서 가장 큰 행사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애국가를 불러보는 게 소원”이라면서 “‘애국가 전문 가수’ 배은희의 애국가가 지역 곳곳에서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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