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상여금(현금) 지급계획.
추석 상여금(현금) 지급계획.

대구 지역 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33)씨는 올해 추석 명절 상여금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회사가 한 차례 경영난을 겪은 이후 매출은 회복되는 추세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절 상여금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다. A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급여의 30% 정도를 명절 상여금으로 받았었는데, 경영이 어려워진 이후에는 상여금을 주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상여금을 기대해봤지만, 말이 없는 것을 보면 올해도 받기는 힘들 것 같다”고 했다.

29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중소기업은 10곳 중 4곳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을 포함한 각종 부정적 요인으로 최근 자금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전국 9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올해 추석 상여금(현금)을 ‘지급예정’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37.3에 불과했다. ‘아직 미정’이라고 답한 업체 비율도 21.8%로 집계됐다.

특히 상여금을 정률 지급하는 기업의 기본급 대비 평균 상여금 비율은 50.0%로, 지난해 추석(63.2%)에 비해 13.2%p 감소했다.

또 정액 지급하는 기업들의 1인당 평균 상여금은 40만2000원으로, 일 년 전 45만3000원보다 5만1000원 줄었다.

명절 상여금이 하락한 요인으로는 기업의 자금 사정이 꼽힌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26.2%는 올해 추석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다만, 지난해 추석 자금 사정과 비교할 때 ‘원활’ 또는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3.8%, 지난 추석(44.2%)에 비해 자금 사정이 크게 나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자금 사정은 매출액과 종사자 수가 적을 수록 ‘곤란’해지는 경향을 나타냈고, 수출기업(19.6%)보다 내수기업(27.0%)에서 자금 사정에 애로를 호소한 비율이 높았다.

자금 사정 곤란원인(복수응답)으로는 △판매·매출부진(67.4%) △원·부자재 가격 상승(58.1%) △인건비 상승(33.5%)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11.0%) 순으로 응답했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추석 평균 1억5730만 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평균 2170만 원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요자금 대비 부족자금 비율은 13.8%로 지난해 추석(12.6%)에 비해 자금 부족률이 다소 심화한 상태다.

부족한 추석 자금 확보계획(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납품대금 조기회수’(47.4%)와 ‘결제연기’(28.4%), ‘금융기관 차입’(23.7%) 등으로 응답했으나 ‘대책 없음’이라고 답한 비율도 24.2%에 달했다.

지난 추석과 비교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보통’이라는 응답은 60.8%를 차지했고, ‘곤란하다’라는 응답(15.9%)보다 ‘원활하다’라는 응답(23.3%)이 더 높았다.

금융기관 거래 시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는 ‘고금리’(53.1%)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29.0%)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또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43.4%)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는데, 자금조달 여건은 어렵지 않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금을 조달하는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 사정은 ‘위드 코로나’와 함께 지난해보다 다소 나아졌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가장 큰 자금조달 애로 요인이 되고 있는 만큼,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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