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궁서 찰스 3세 국왕 위로…나루히토 일왕·바이든과도 환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힐튼 온 파크레인 호텔 내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과의 대화 내용을 전하고 있다.연합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이 버킹엄궁에서 개최한 리셉션에 나루히토(德仁) 일왕(日王)과 조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리셉션에는 전 세계 왕가(王家)의 회합처럼 많은 나라의 왕실과 우방국 정상이 함께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조우해 안부를 묻고 ‘곧 유엔에서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루히토 일왕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을 비롯한 요르단·브루나이·벨기에·덴마크 등 왕실의 많은 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굉장히 많은 분이 참석한 까닭에 어느 한 분과 길게는 얘기 못 했을 것”이라며 “(나루히토 일왕과도) 조우해서 환담했다는 표현이 정확한 것으로, 안부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과거 한국 대통령들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을 찾았을 때 일왕과 면담하는 형식으로 만나왔지만,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은 일왕을 만나지 않았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리셉션에서 찰스 3세 국왕에게 별도로 깊은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로 헌신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도 함께 슬퍼하고 있다”고 위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대해 찰스 3세 국왕은 “그 먼 곳에서 이곳까지 와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답하며 카밀라 왕비와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왕세자비 등 왕실 가족을 일일이 소개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케이트 왕세자비는 윤 대통령에게 “한국에 가본 적이 없다. 초대하시면 언젠가 가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찰스 3세 국왕도 “오래전인 1992년에 방문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갈 기회가 허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언제든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되는 여왕의 장례식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장례식은 사제의 미사 개시, 영국 총리의 성경 봉독, 찬송, 장송 나팔 연주, 전원 묵념 등의 순서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부부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 간 연대를 위해 몸소 실천한 여왕의 서거를 애도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장례식 참석과 조문록 작성을 마친 뒤에는 영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장인 빅터 스위프트(88) 씨에게 국민 포장을 수여했다.

한국전쟁 당시 영국 육군 왕립전자기계공병군단 소속으로 참전한 스위프트 씨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보훈 사업과 한영 교류 활성화에 기여해온 인물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박 2일간의 영국 런던 일정을 마치고 제77차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으로 이동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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