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신앙은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이다. 그 전제는 자연계와 현실 사회에 실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초자연이 있기에 사람은 신앙을 필요로 한다. 이는 일상 경험과 과학 실험으로 증명이 불가하다. 그냥 믿는 수밖에 없다. 이게 바로 신앙이다.

인간은 왜 신앙이 필요할까. 그것은 영혼의 평화를 얻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는 정답이 없는 질문이 많다. 결국 신앙으로 궁극적 배려를 받는다. 세계 3대 종교는 기독교·불교·이슬람교. 그중 불교는 신이 없는 종교다. 부처와 보살과 나한은 신이 아닌 사람이다. 믿음 대신에 깨달음을 준다.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공히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유일신을 갖는다. 다만 명칭이 다르다. 기독교는 야훼 혹은 여호와라 칭하고 이슬람교는 알라라고 부른다. 양자 모두 유일신에 의한 창조와 종말, 최후의 심판과 영원한 내세란 종교관을 가졌다. 대개 기독교는 가톨릭과 정교회와 개신교로 나뉜다. 16세기 종교개혁으로 갈라진 가톨릭 분파가 개신교. 이는 신도 수도 월등히 많다.

미국은 전형적 개신교 국가다. 식민지 시절부터 종교와 밀접히 연관됐다. 최초로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도 신앙적 의미를 부여했다. 하나님은 천년왕국 성서 예언을 실현하셨다고.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건너온 필그림 집단은 비국교회 신자였고, 윈스럽이 이끈 보스턴 이주민은 청교도였다.

퀘이커교도인 윌리엄 펜은 펜실베이니아를 건설해 종교적 소수파를 수용했다. 그들은 명랑 친절했고 전쟁을 거부했다. 유타주는 모르몬교로 알려진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본산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집단 이주하면서 개척됐다.

미국은 중동 분쟁에서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들었다. 이는 이슬람 국가들 분노를 낳았다.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도 그 연장선에 있다. 기독교 미합중국 제국에 대한 이슬람 공격은 세계를 공포에 빠트렸다. 민간 여객기가 공중 납치돼 두 대는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았고 다른 하나는 국방부인 펜타곤으로 돌진해 건물 일부가 파괴됐다. 나머지 한 대는 피츠버그 근교에 추락했다.

사우디 부호의 일족인 빈라덴은 테러 조직 알카에다를 통해 자신의 범행임을 알렸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 조직과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다. 알카에다를 지원한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렸다. 또한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공략해 후세인을 처형했다.

9·11 테러 이후에 체니 부통령은 언급했다. 혐의자 무기한 구금과 강제 심문을 뜻하는 뉘앙스를 담은 발언. 이런 행위는 미국 헌법이나 국제조약상 불법이다. 부시 정권은 배타적 지배권을 가지면서 미국 주권이 미치지 않는 미국령 섬들을 활용했다. 쿠바 관타나모수용소는 대표적 사례다.

미국은 CIA 비밀 항공 편대를 이용해 억류자를 우방국으로 이송했다. ‘용의자 특별 송환’이라 지칭된 조치. 무혐의로 풀려난 어느 피해자는 말했다. 불법인 고문을 아웃소싱했다고. 또한 ‘블랙사이트’라 불린 비밀 감옥도 만들었다.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는 일명 쌍둥이 빌딩이 있었던 장소. 그곳엔 ‘9·11 테러 메모리얼 풀스’란 조형물이 설치됐다. TV 생중계된 그 참상으로 2977명이 목숨을 잃었다. 근래 뉴욕 그라운드 제로와 펜실베이니아 생크스빌과 버지니아 펜타곤에서 추념식이 열렸다. 무고한 생명을 해치는 테러리즘은 인류 공동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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