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멀리 늦가을 산에 오르니 돌길 비탈져 있고

흰 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있네

수레 멈추고 앉아 늦은 단풍을 즐기니

서리 맞은 단풍잎이 이월의 꽃보다 더 붉네

<감상> 두목(杜牧, 803~852)은 중국 당대의 시인이다. 두보와 견주어 ‘소두(小杜)’라고 불렸으며 칠언절구를 특히 잘 지었다고 한다.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서리 맞은 단풍잎이 이월의 꽃보다 더 붉네”라는 시구를 가만히 되뇌어 본다. 단풍은 가을꽃이다. 두목은 단풍을 봄꽃에 빗대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숙살지기의 계절 가을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삶의 이면을 일깨워준다. 카뮈는 “낙엽이 꽃이라면,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라고 했다. 전국에 단풍이 절정이다. 단풍은 떨어져서 낙엽이 되고 썩어서 결국 거름이 된다. 봄꽃이 된다. 위대한 자연의 섭리다. <시인 김현욱>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