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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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문 속으로 터벅터벅 들어가요
교실 문을 열고 터벅터벅 들어가요
1교시 수학책 속으로 터벅터벅 들어가요
수학 5단원 분수 속으로 터벅터벅 들어가요
35쪽 2번 문제 속으로 터벅터벅 들어가요

더 작은 인형 속으로 자꾸자꾸 들어가는 인형처럼

이러다 작아지고 작아진 나를
핀셋으로 집어 올려야 할지도 몰라요

<감상> 최휘 시인의 제10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 동시집 『여름 아이』중에서 한 편을 골랐다. ‘여름 아이’, ‘앵두’처럼 “다다다다”, “츱츱 침이 고이는” 매력적인 동시집이다. 아울러, “핀셋으로 집어 올려야 할” 우리 시대의 아이들도 세심하게 보듬는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수학의 공포를 맛본다. “더 작은 인형 속으로 자꾸자꾸 들어가는 인형처럼” 수학 앞에서 우리 아이들은 작아지고 작아진다. 수학자 허준이는 “수학은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시(詩)”라고 했다. 자연에 존재하는 질서와 패턴을 찾아내는 게 수학이고 시라는데. 인간의 시험지에 존재하는 수학은 왜 그토록 어렵고 갑갑한가? 하긴, 시도 시험지 위에서는 시가 아니니까.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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