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

일론 머스크(Elon Musk) 회장님. 언제나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찾아 개척하고 굳은 의지로 결국에는 성공해 내고야 마는 그대의 지나온 발자취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진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칭찬과 경의에는 이미 지쳐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남들이 무모한 도전이라고 이야기하였을 그 순간 그대의 마음속에서는 엄청난 사전 조사와 과학적인 가능성, 자금조달의 방식 등 모든 사업적인 면에서의 수지타산을 이미 끝낸 상태에서 자신이 계획한 일정과 시기에 맞추어 치밀하게 이루어낸 성과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그대는 언제나 어떠한 분야에 대한 의사결정의 단계마다 최상의, 최고의 선택(top choice)을 해왔을 것이라 믿습니다.

최근 주요 언론 등에서는 아시아의 제2의 테슬라공장 설립과 관련한 이야기로 한국의 많은 지자체가 그대가 설립할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그대가 이루어왔던 수많은 최고의 선택들이 이번에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테슬라공장이 입지할 최적지가 포항(Pohang)이어야 함을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요 지자체 가운데 포항의 이름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알려진 것은 오래되었습니다. 바로 1950년의 한국전쟁 때부터입니다. 한반도 최초의 미군상륙작전 블루하트 오퍼레이션으로 기병사단이 성공적으로 상륙한 곳이 포항항이었고, 당시 미국의 최신예 제트전투기의 실전배치가 이루어진 곳이 포항공항(K-3)이었으며, 중국군과 북한군의 연합인민군 게릴라들을 한미해병대가 함께 섬멸한 포항게릴라헌트작전이 수행된 곳 또한 포항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곳 포항에는 지금도 자유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산화하였던 미군 장병들의 혼이 잠들고 있습니다. 포항은 이후로도 그때의 역사성으로 포항 앞바다의 영일만 일원에서는 한미연합상륙훈련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한국 해병대사령부가 주둔하고 있는 군사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그대의 테슬라공장이 입지하기에는 매우 안전한 지역이고 한미군사동맹만이 아니라 한미산업협력에도 큰 의미가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안전만 찾는다면 그대는 코웃음을 치겠지요. 모든 사업에는 리스크를 감내해야만 하니까요. 그런데 포항이라는 지역에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인프라가 차고 넘치고 있음을 알아야만 합니다. 그대의 테슬라는 언제나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개척정신을 담고 있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을 선도해왔습니다. 포항에는 과거 연구개발분야의 노벨사관학교라고도 불리는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아시아 전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종적인 입지로 바로 포항을 선택하였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포항에는 세계적인 공과대학인 포스텍이 있고, 무엇보다도 세계적으로도 몇 없는 양성자가속기(경주), 방사광가속기(포항), X선자유전자레이저선형가속기(포항)가 몰려있는 가속기클러스터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것만이 아니지요. 무엇보다도 포항에는 세계적인 철강소재회사인 포스코가 있고 인근 경주에는 자동차부품단지가, 울산에는 완성자동차 공단이 있습니다. 이 세 지역이 가지는 시너지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공장의 입지요건의 하나입니다. 그뿐이 아니라 포항에는 전기자동차와도 관련이 깊은 차세대배터리특구가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회장님. 한국에 테슬라공장을 설치한다면, 그대의 최고의 선택, 최상의 선택지는 포항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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