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영국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로 이뤄진 섬나라. 공식 국명은 ‘그레이트브리튼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이다. 유럽 대륙 북서쪽에 있으며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인접한다. 도시 런던은 연합국가인 영국의 수도이자 잉글랜드 수도.

영국은 찬란한 역사를 일군 국가다. 유럽 대륙과 동떨어진 섬에 침입한 앵글로색슨과 데인족이 기존에 있던 켈트인 그리고 로마인과 뒤섞여 살다가, 프랑스 노르망디 모험가의 통치 이후에 지구촌 4분의 1을 석권하는 과정. 언필칭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섬이란 지리적 환경으로 국토방위가 쉬웠기에 자유의 추구가 가능했고, 로마 가톨릭과 종교 단절을 이루었다. 이는 대영제국 형성의 출발점이 된다. 영국은 절대군주제를 경험치 않았다. 타협으로 평온한 진보를 성취했다. 진정한 혁명은 없었다. 명예혁명도 서명을 교환한 단순한 사건일 뿐이다.

영국 역사는 ‘최초’와 ‘최대’란 수식어가 장식품처럼 달린다. 한 세기 넘게 강력한 국가로 존속하면서 세계사 초유의 의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산업혁명을 꽃피웠다. 또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 제국을 건설했다.

흔히 영국은 다섯 개의 키워드로 정의된다. 셰익스피어·런던·BBC방송·비틀스 그리고 왕실이 그것이다. 입헌군주제를 채택한 왕국이기에 영국의 왕은 중요한 상징성을 갖는다. 1931년 제정된 웨스트민스터 율령은 영연방이 출범하는 근거가 되었다. 자치령 수상이 국왕에게 직속된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영국 국왕은 영연방을 구성하는 최고 공적 지위를 가진다. 덕분에 대영제국은 해체되지 않고 여전히 유지된다. 그 가운데 세 명의 여왕이 유명하다. 엘리자베스 1세와 빅토리아 그리고 최근에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가 그러하다.

영화 ‘천일의 앤’은 영국 국왕 헨리 8세와 왕비 앤 불린 사이의 애증을 다룬다. 그들은 엘리자베스 1세의 친부모이기도 하다. 참수형 집행을 위해 런던탑을 나오며 불린은 묻는다. “아프냐?” 시종이 답한다. “프랑스에서 칼을 곧잘 다루는 망나니가 왔다.” 그녀가 말한다. “목이 가늘어 쉽게 잘릴 것이다.” 졸지에 엄마를 잃은 어린 소녀의 삶은 숨죽인 나날이었을 것이다.

16세기 중엽 25살 나이로 즉위한 엘리자베스 1세는 독신으로 자유연애를 즐겼다. 의회가 혼인을 거론하자 짐은 잉글랜드와 결혼했노라 선언했다. 버지니아는 ‘처녀 여왕’이란 그녀의 별명에서 따왔다. 평민 드레이크를 발탁해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하고 영국을 근대 해양 강국으로 만들었다.

인도 영화 ‘당갈’은 두 딸에게 레슬링을 가르쳐 금메달을 따는 부성애 실화. 인도에서 여성 무시 개념을 깨뜨린 최초의 쾌거였다. 뉴델리에서 개최된 ‘영연방경기대회’ 장면도 나온다. 모두 72개국이 참가한 매머드 규모를 보면 대영제국 영광이 실감 난다.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치세는 화려한 절정기. 그녀는 한 남자의 지극한 아내이자 아홉 아이의 엄마이며 강인한 리더였다.

공주 시절 결혼한 엘리자베스 2세는 젊고 매력적인 여주. 부군인 에든버러 공이 탁월한 천성으로 외조했다. 특히 우리와 동시대 인물이기에 한결 친근히 다가온다. 지지난달 안동 봉정사에서 여왕을 위한 사십구재 추모식이 거행됐다.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 생전에 방문해 남긴 방명록 구절.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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