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글에도 여운이, 메아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도 긴 여운, 긴 메아리가? 짧은 글 중에는 명언이나 속담이 있다. 그런 명언을 많이 남긴 사람 중에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아테네 시인 소크라테스가 있다.

소크라테스는 ‘네 자식들이 해 주기 바라는 것과 똑같이 네 부모에게 행하라.’ 라는 등 60여 개가 넘는 짧은 글을 남겼다.

그중 그 유명한 ‘너 자신을 알라.’는 아주 짧으면서도 어느 누구에게나 또 어느 때나 필요한 아주 짧은 글 말도 있다.

너 자신을 알라 이 말, 성공한 사람에게도, 실패한 사람에게도, 질병으로 고생한 사람에게도, 건강한 사람에게도, 그 모두에게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기 위한 말이 된다. 그 말 비록 짧지만 그 말 그 글이 의미하는 그 말이 시사를 한 의미는 깊고도 긴 여운을 남긴다.

시(詩)어 또한 길지 않은 글이다. 시의 특성 중 하나가 운율을 지닌 함축성이다. 함축된 글 속에 숨겨진 말이 곧 시어다. 그래서 시는 정답이 없다. 한다.

시는 시인이 생각하는 긴 이야기를 줄이고 줄여서 썼기에 독자가 읽고 떠올리는 것이 곧 그 시가 가진 의미로, 비록 글 자체는 짧지만 그 시가 갖는 여운은 길고도 다양하다.

짧은 글 긴 여운이 담긴 그런 글을 쓴다는 것 그것 탁월한 사고가 없인 가능한 일이 아니다. 삶이라는 글이 가진 의미만 해도 그렇다.

아주 짧은, 더 이상 짧게 쓸 수 없는 글이자 말이지만 삶이라는 그 글에 담긴 이야기는 1년의 이야기도 100년의 이야기도 될 수 있다.

삶이란 그 짧은 글에 담긴 여운, 미국의 여자 방송인 오프라윈프리의 삶만 보아도 그의 삶은 남다르다. 그 남다르다는 이야기는 몇 권의 책으로도 부족하다.

그것을 짧게 아주 짧게 ‘사생아’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자라 ‘성공한 방송인’으로 귀감이 되는 사람이란 글로 쓸 수 있다. 사생아라는, 불우라는, 성공한 방송인이라는 그 짧은 글 속에 너무나 긴 여운이 있다.

어쩌면 짧은 글이 갖는 매력, 장단점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짧은 글이 아니면 긴 글이 좋다고 어느 한 가지를 지적 말할 순 없다.

경우에 따라 긴 글이 아니면 짧은 글이 필요하기 때문에 긴 글도 짧은 글도 있다. 난 늘 잘 쓰는 글 또는 말 중에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성실한 실천자’ ‘꼭 있어야 할 사람’이어야 한다는 글도 말도 많이 하고 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성실한 실천자 또는 꼭 있어야 할 사람 그 길지 않은 글, 말 중에는 너무나 많은 의미 여운이 담겨 있다. 그것을 이야기하자면 글로 쓰자면 하루해도 부족하고 아니 10일 100일도 부족하다. 한마디로 긴 여운이 담겨있다.

인간 모두의 삶이 짧은 글 속에 긴 여운을 가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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