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 대비 각각 13%·41% 감소
불확실한 경기전망 등 악재 겹쳐 목표 달성 '빨간불'

26일 대구 중구 치안센터 앞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가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그 옆을 지나고 있다.‘희망 2023 나눔 캠페인’은 내년 1월31일까지 진행되며 모금액 총 100억 원이 목표다. 정훈진 기자 jhj131@kyongbuk.com
연말연시 경북·대구 지역민의 이웃사랑 열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부가 많았던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경북·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일부터 ‘희망 2023 나눔캠페인’에 들어갔다. 이번 캠페인은 다음달 31일까지 진행된다.

경북은 모금 목표액으로 지난해 137억400만 원보다 11% 늘어난 152억6000만 원으로 잡았다. 대구 목표액은 100억 원으로 지난해 목표액 90억5000만 원보다 10.7% 증가했다.

지난해 경북은 총 169억7000만 원이, 대구는 총 112억1000만 원이 모금되는 등 목표액을 넘기며 이웃사랑에 대한 열기가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경북·대구 모두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기준 경북 사랑나눔 온도는 57.1℃에 모금액은 87억2100만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0억3200만 원이 모금된 것과 비교하면 87%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사랑나눔 온도가 같은 기간 7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떨어지는 수치다.

대구는 사정이 더욱 좋지 않다. 23일 기준 대구 사랑나눔 온도는 36.6℃, 36억5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8.8℃를 기록하며 65억400만 원이 모금된 것과 비교하면 모금액 기준 58.7%에 불과한 수준이다.

개인 기부는 3억2700만 원으로 지난해 12억6400만 원에 25%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기부자 유형에서 기타로 분류된 11억4700만 원이 대부분 개인 기부자가 많아 개인 기부 비중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법인·단체 기부액이 지난해 47억9800만 원에서 올해 21억8300만 원으로 절반 이상 떨어진 것이 가장 큰 타격이 되고 있다.

기부금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불확실한 경기 전망이 주요 요인을 분석됐다. 고금리·고물가는 물론 환율 불안정, 원자재가격 상승 등 악재가 쌓여있으며 내년도 경제 전망이 극도로 나쁘기 때문이다.

고액기부를 약정한 기업의 약정이 끝난 것도 기업 기부금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로 건설 관련 업체의 기부 감소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올해 울진 산불이나 태풍 흰남노 상륙 등 자연재해로 특별모금이 수차례 진행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모금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진정국면으로 돌아섰지만 급격한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기부 여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올해 수차례 특별기부가 진행된 것도 연말 기부금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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