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주 경북북부이주노동자센터장.

건강사회를 위한 대구경북민주시민상 선정위원회는 20년 동안 이주노동자 권익보호에 앞장선 김헌주 경북북부이주노동자센터장을 ‘2022년 대구경북민주시민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김헌주 센터장은 신학자가 되기 위해 1980년 한신대학교 신학과에 입학했다가 그해 5월 광주에서 자행된 국가폭력을 본 뒤 자퇴했다. 대구로 내려와 대구 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구 EYC(기독청년협의회)에서 인권운동, 빈민운동을 펼쳐왔다.

김 센터장이 활동 도중 맞닥뜨린 IMF 사태는 노동자의 생존권 문제, 인권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특히, 법적 보호에 취약한 이주노동자들의 문제가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그는 2000년 초 대구 3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대구지역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성서지역에서 활동하기로 했고, 2002년 10월 성서노동조합 내에 성서이주노동자센터 상담소를 열었다.

김 센터장은 소규모 영세업체로 흩어져 있는 경산지역도 이주노동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 2007년 경산이주노동자센터를 세웠다. 경산이주노동자센터는 경산시의 진량·자인공단, 하양농공단지 및 인근지역의 이주노동자 인권과 노동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헌주 센터장은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대부분이 농촌에서 일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농촌 사회의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고용허가제 폐지와 노동허가제 도입이 필요하고, 도농복합지역에서라도 시범적으로 이주노동자의 가족 초청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노동자 지원활동 중 재판에 넘겨진 경험도 있는 김헌주 센터장은 20여 년 동안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활동비를 받으면서 이주노동자를 지원했다. 이런 활동은 네팔, 태국으로 돌아간 이주노동자가 김 센터장을 잊지 않고 자신의 고국으로 초청하는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 센터장의 활동이 이주노동자 지원을 넘어 국제사회연대와 대구경북지역의 인식 제고 활동까지 넓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셈이다.

김헌주 센터장에 대한 시상식은 다음 달 12일 오전 11시 대구 남구 대명동에 있는 우리복지시민연합 1층에서 열린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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