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의 시대, 포항부시장 취임에 부쳐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

한국관광공사가 요즈음 여행트렌드로 ‘R.E.F.O.R.M.’의 6가지 키워드로 분석하였듯이 여행자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있으며, 국내여행 트렌드 역시 개인 맞춤형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나홀로 떠나는 혼행, 한달살이, 일년살이, 등이 유행하고 있다. 아울러 일하면서 즐기는 워케이션(wocation, work+vacation)도 코로나와 맞물러 산수(山水)가 좋으면서도 생활이 편리한 호젓하고 매력있는 도시들이 각광 받고 있다.

그런 최고의 도시로 제주도를 많이 떠올리지만, 포항이 거기에 딱 맞는 핫한 살기 좋은 도시라고 본다. 경상북도 공직자로 여러 도시에 가보았고, 경주부시장으로도 1여 년을 살아 봤지만 운이 좋아 도청에서 포항에다 동부청사를 만드는 바람에 환동해지역본부장으로 3년살이를 하다 보니 포항의 매력에 흠뻑 빠져 살았고, 포항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포항이 좋은 10가지 이유를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내가 좋아하는 삼촌(三村)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삼촌은 산, 강, 바다를 끼고 있는 산촌, 강촌, 어촌을 말하는데, 포항시가 내연산 군립공원을 포함한 낙동정맥의 여러 산들, 신라 천 년의 젖줄인 형산강, 그리고 동해 바다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 어촌마을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삼촌마을의 매력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도시는 그렇게 많지 않다.

둘째, 세계로 열려 있다는 점이다! 국제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공항(airport)과 항만(port)인 투포트(two port) 시대에 맞는 환동해 거점 공항인 포항경주공항과 영일만항이 있으며, 포항-삼척 동해선 철도와 7번 국도를 통해 북한과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KTX역이 있어 국내 여러 도시로도 한나절이면 모두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자랑스런 역사가 있는 곳입니다. 6·25 전세를 역전시킨 ‘낙동강-형산강 방어 전투’와 장사상륙작전에 지역의 수많은 학도병과 의용군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있는 곳이 바로 포항이다.

아울러 영일만 황량한 모래 벌판에서 세계적인 철강기업인 포스코를 일구어낸 불굴의 우향우정신이 있는 곳이다. 당시 박태준 사장은 “포항제철은 조상의 핏값으로 짓는 제철소입니다. 실패란 있을 수 없습니다. 실패하면 우리 모두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합니다.” 라고 하면서 조국의 근대화의 기틀인 철강산업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어낸 도전정신과 자긍심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넷째, 사람이 있다. 청년이 있다! 경상북도 23개 시군 중 18곳이 인구감소로 인한 소멸위기에 빠져 있지만. 포항은 아직 간간히 인구 50만, 국회의원 2명의 선거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으며, 경북과학고등학교 외에 포항제철공업고와 한국해양마이스터고 등의 2개의 마이스터 고등학교와 세계적인 대학인 포스텍과 글로벌 특화되어 있는 한동대학 등 다양한 청년 인재가 배출되는 교육도시이자 해병대정신이 있는 청년도시이다.

다섯째, 첨단 과학기술이 있다! 기존의 포항테크노파크와 방사광가속기클러스터를 비롯하여 차세대 철강산업도시, 이차전지 전략산업 특화도시, 수소 특화도시와 함께 포스텍의 의과학대학원과 연계한 바이오헬스산업, 그리고 해양도시라는 장점을 살린 첨단해양 R&D센터, 블루카본융합연구센터, 스마트피셔리양식산업 등을 추진하고 있어 무궁무진한 미래 성장 잠재력을 가진 첨단기업 도시로의 도약이 가능하다.

여섯째, 쉴 수 있는 곳이 많은 힐링도시이다! 산고수장(山高水長)의 원천인 청정한 산촌, 강촌, 어촌마을은 주거지와 도시번화가와 30분 정도로 가까이 있다 보니 언제든지 산책이나 트레킹, 캠핑과 아울러 서핑(surfing), 요팅(yachting), 피싱(fishing) 등 다양한 해양 레저가 가능한 치유의 도시이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 도시숲인 철길숲이 센트럴파크처럼 시내를 관통하며 포항시의 허파역할을 하고 있어 좋다.

일곱째, 뭐니뭐니 해도 먹거리이다! 삼촌이 있다 보니 삼촌 자연의 은혜를 입은 산물들이 풍부해서 산해진미의 고장이 바로 포항이다. 인근에서 생산되다 보니 물가도 싸고 포항초(부추), 포항시금치를 비롯한 농축산물, 자연산 송이와 과일들 그리도 개복치, 돌문어, 대방어, 대게류와 어패류 등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이런 것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죽도시장이 있어 행복한 고장이다.

여덟째, 면면히 이어온 해녀를 비롯한 바다 이야기가 있다. 대한민국의 기운이 시작되는 호미반도를 비롯하여 동해안에서 가장 긴 215km의 해안선이 있어 다양한 해양문화 콘텐츠인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 있어 주말마다 답사만 해도 지루하지 않은 해양인문도시이자 동해안 최대의 수산도시이다.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비롯하여 제주도 다음으로 많은 육지해녀이야기, 송라면에서 장기면까지 각종 해신당과 성황당, 청하읍성과 흥해읍성을 비롯한 연해읍성(沿海邑城)들과 봉수터이야기, 조경대(釣鯨臺)를 비롯한 다무포와 구룡포 고래와 관련된 마을이야기, 풍어제를 함께 했던 구진마을의 앉은 줄다리기와 모포 줄다리기 민속이야기, 희망의 해돋이 역사가 시작되었던 장기일출과 호미곶일출, 장기 유배이야기 등 엄청난 이야기 들이 면면히 전해오고 있다. 이러한 어촌마을이야기와 해안생태경관도 지속가능하게 지켜나가기 위해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사업도 추진되고 있어 기대된다.

아홉째, 문화예술의 인프라가 풍부하다! 경북에는 2개밖에 없는 포항예술고등학교가 있고, 시군에서 운영하는 곳이 별로 없는 시립미술관, 그리고 타지역보다 많은 대잠홀, 효자아트홀 등의 여러 공연장들이 있고, 포항시향과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하는 포항문화재단 등 인프라가 풍부하다.

그러나 인구 50만 되는 도시에 대표적인 국제적인 비엔날레나 예술축제가 없고 시립박물관이 없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구겐하임빌바오미술관으로 유명한 스페인 빌바오시장을 만났더니 그는 “한국 때문에 망했고 한국 때문에 요즘 도시활력이 나고 있다”고 말했는데 철강항구도시인 빌바오시가 포스코 때문에 망했는데 구겐하임미술관 찾아오는 한국관광객 때문에 먹고산다는 얘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열 번째, 따뜻한 기후와 함께 좋은 이웃이 있다는 점이다! 한파로 도시가 마비되는 겨울이 타 도시에 비해 적고 따뜻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도시가 지역간 협력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데 포항은 유네스코 세계역사도시인 경주와 세계적인 생태섬인 울릉도, 독도가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려는 경주와 2026년 울릉공항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울릉군과의 긴밀한 도시간 파트너쉽의 형성을 통해 환동해권 광역경제시대의 준비는 당연하다고 본다.

이러한 포항시의 자랑스런 도전정신과 시민정신, 성장 잠재력으로 못할 일이 없다고 본다. 지난 시절 지진과 힌남노 태풍의 아픔과 갈등을 극복하고 엄청난 긍정에너지를 품은 포항, 이제 시민들과 함께 일하고. 즐기고. 나누자!

영일만대교 시대를 앞두고 포항이 팡(포항) 터지기를 기대한다! 부시장으로 부임하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제2의 형산강의 기적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고자 다짐한다. 포항이여, 경북을 넘어 세계로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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