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종명 K-water 낙동강유역본부장

최근 수돗물 위생 관련 연이은 사고로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2019년에는 수도관 내 침전물이 떠올라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 적수사태가 발생했고, 2020년에는 수돗물 생산·공급과정에서 유입된 소형생물이 수도꼭지에서 발견되는 유충 사태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이러한 사고들을 계기로 ‘깨끗하고 안전한 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가 증폭되면서 국가 상수도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수돗물 공급을 위해 인프라 확충 중심에서 벗어나 운영관리 고도화 중심으로 한발 앞선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부족함 없이 나누는 물복지 차원을 넘어, 최근 물 환경 악화에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고품질 수돗물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수돗물 생산·공급 시설에 대한 ISO 22000 인증체계 도입이다.

ISO 22000은 ‘식품안전경영시스템’으로 식품의 제조, 유통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해요소를 관리하는 국제표준규격이다. 취득을 위해서는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시설관리기준을 만족해야 하고, 단계별 매뉴얼 등 정밀한 서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로써 K-water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정수시설에서 한층 더 믿을 수 있는 수돗물을 생산해 국민에게 공급하게 됐다.

국제표준규격인 ISO 22000 인증 취득은 시설·제도 개선에 대한 각고의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먼저 정수장 시설 중 수돗물 생산과정에서 오염 가능성이 높은 약품 투입실, 여과지(물의 불순물 걸러내는 시설), 정수지(깨끗하게 처리된 수돗물 저장시설)를 식품위생 관점의 관리기준적용으로 개선했다. 식품공장처럼 작업자가 위생복으로 환복하는 클린룸을 설치해 청결 관리를 엄격히 하고, 정수장 내 건물 입구에 이중출입문과 에어커튼을 설치하고 환기구에 방충망을 설치하는 등 외부로부터 해충유입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시설물 밀폐를 강화했다. 정수처리공정에 HACCP을 도입해 원수가 유입되고 수돗물이 생산되는 모든 과정을 매뉴얼화 해 고품질 수돗물을 지속 생산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했고, 계층별 맞춤 교육프로그램, 경영자·운영자 인식개선 등으로 최고경영자부터 실무자까지 위생관리체계가 정착되도록 제도화했다.

ISO 22000은 일회성 인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제 기준에 맞게 관리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검증받아야 하며, 수돗물을 생산하는 시설이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관리자가 식품 위해요소를 파악하고 개선 노력을 강구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적합할 경우에만 ISO 22000 인증을 유지할 자격이 주어진다.

K-water 낙동강유역본부(낙동강수도지원센터)는 경상도 지역 24개 시·군(12개 정수장·급수인구 1277만 명)에 일 평균 101만8000t의 수돗물을 공급하면서 위생안전 강화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어, 2022년 유역 내 전체 광역정수장을 대상으로 속도감 있게 ISO 22000 인증취득을 완료함으로써 국민 신뢰 회복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도 유역 내 모든 정수장의 위생안전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개선 노력을 통해 ISO 인증을 유지할 계획이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국민이 안심하고 믿고 마실 수 있는 고품질 수돗물 생산·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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