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열 도로교통공단 교수
이순열 도로교통공단 교수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유난히도 춥고 눈도 많이 내리는 계묘년이지만 한해의 출발은 항상 설레고 기대에 차게 됩니다. 이제 곧 설날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서 새해 덕담과 정을 나누는 시기입니다. 이를 위해서 민족의 대이동의 시작됩니다. 안전한 귀향과 귀성길이 되기를 바라며 교통안전에 대한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도로교통공단(이사장 이주민)은 최근 5년간(2017~2021)의 설 연휴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연휴 전날의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연휴 전날 교통사고는 일평균 748건으로 평소(연간 일평균 589건)보다 23% 높았고 시간대별로는 저녁 6시~8시에 교통사고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연휴 전날 저녁 시간대 귀향 차량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보면 올해 설 명절은 1월 20일 귀향길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설 명절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원인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오랜만에 가는 고향길이 낯설고 주로 이용하던 도로와 다르다는 특징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또 눈이 내리거나 내렸던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면서 도로 위의 블랙아이스가 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는 길의 경로를 미리 알아보고 서두르지 않는 마음가짐이 가장 좋습니다. 또 눈이 내리지 않았더라도 아침과 저녁으로는 도로의 결빙이 많은 시기입니다. 충분한 안전거리와 터널, 다리, 곡선도로에서의 감속이 꼭 필요합니다.

설 연휴 기간 교통사고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사고 건당 인명피해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가족 단위 이동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발생시킨 교통사고의 피해자가 바로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설 연휴에는 음주운전 사고도 증가합니다. 차례 후 한두 잔의 술이나 오랜만에 만난 친척과 지인들과의 술자리가 운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는 것 입니다.

현재 음주운전 단속기준은 0.03% 이상입니다. 이것은 어떤 술 종류이든 한 잔만 마셔도 음주운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내가 아끼는 가족을 태우고 위험천만한 음주운전을 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입니다. 오랜만의 가족과 지인들과의 만남이 안타까운 음주운전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설 명절 음주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을 하는 사람은 차례 후 음복(飮福)에는 참여하지 말고, 지인들과의 술자리에는 차량을 가지고 가지 않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한해를 시작하는 설 명절 여유 있게 이동계획을 세우고 교통법규를 준수하여 안전하고 평안한 귀향·귀성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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