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현재는 입 마스크 시대 과거는 콧물이 줄줄 명찰 밑 코 마스크 수건 달고 다니던 어린 시절 ‘까치까지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노래 지겹도록 부르고 불렀다. 살아 보니 어린 시절 노년시절 설날 풍속도 빠르게 변한다. 차례상도 다문화 가정확산으로 홍동백서 조율이시 국산토종이 다국적으로, 음식 어물·과일차례상 조상이 하늘에서 끄덕인다.

과거는 결혼식 주례 유명인사로 딱딱했지만 지금 주례는 혼주 차지, 축가에 가족섹스폰 등장이라는 감동의 콘스트 쇼다. 미래는 우리의 상상을 넘는 이벤트 그림 그려진다. 세상살이의 화려한 무대인 명절과 결혼식 격식, 절차 변하고 저출산에 백일 돌잔치 많아지고 60세 육순 70세 칠순잔치 줄어들며 100살 백수잔치 시대 코 앞이다.

열의 열 사람 새해 소망이 무언가 물으면 합창을 하듯 “부디 아프지 마라” 덕담과 “건강”이 제일 소중하다. “돈을 잃으면 적게 잃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새해가 되면 다시금 실감하게 되니 말이다. 서양에는 ‘give and take’ 동양에는 “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 되새겨 실행하자.

고(高)물가에 고용절벽이 앞만 보고 가기도 힘든 빠듯한 삶이지만 옆도 살피고 뒤도 돌아보며 아프고, 노인 장애인,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과 적선으로 통 큰 기부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 기여가 복과 행운으로 돌아온다. 반평생 넘어 살아보니 “세상 공짜가 없고 비밀도 없다” 딱 맞는 말이다.

일 년에 추석과 함께 한두 번 ‘대면하는 명절’은 의미 있고 한참 지나도 정겨운 설 기분 아른거린다. 코로나 계기로 북적이든 설날 명절 조촐한 조상 추모행사다. 친척 모여 북적거리며 명절 차례 문안 인사행렬 추억이다. 코로나 발생 이후부터 명절 제사 집안 형제자매들에게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각자 밥상 명절추모다. 나도 3년 전부터 성당 위령제사미사가 설날 차례다. 코로나 감염 우려 면회 힘든 “요양원에 계시는 친척 설날용돈 송금” 문안 인사는 성모당 성모님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성인 묘역에 조상 기도와 졸지에 재해와 코로나로 엄청난 사망자 이웃을 위한 추모기도로 경건하고 엄숙한 설날 명절 뿌리내렸다.

오손도손 밥 먹고 술 한잔 하던 아기자기한 평온한 일상 그 시절 그립다. 어릴 때 외갓집 외양간 소 몰고 풀 먹이며 놀았다. 농가의 든든한 살림 밑천 가보 1호 ‘황금 소’는 실 큰 부려 먹고도 임금(賃金)은 공짜다. 집 장만 결혼자금 효자 죽어서 사람 밥상 특식 성인 같은 바보 가족 집안 일가친척 모두 만나 활력과 재충전의 소중한 시간 설 명절 바보로 이용만 당하고도 사람 배 채우는 등심 안심 다 잘 먹고 원기보충엔진 인간에게 공신 0순위다.

백세시대에 사는 우리 세대 어르신들 ‘약을 밥 먹듯 병원을 시장 가듯’ 하더라도 오래 버티는 애착이 우리에게는 버팀목이고 우산이다. 설날이 고맙고 해마다 고대하며 일가친척들을 두루 뵐 때 지난해보다 한 발자국이라도 가는 소박한 바람 아늑한 설 ‘코로나 가고’ 내년에 본래 일상명절 오더라도 마음 속에 경천애인(敬天愛人) 꼭 새기며 소박하고 화목한 새해 설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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