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시행 한 달만에 8900만원 모금 '도내 1위'
건수 경주시 최다…재원 활용계획 공개는 숙제

포항시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한 달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 내 23개 지자체에 총 7억원 넘게 모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일보가 경북도 내 지자체별 모금 실적자료를 취합한 결과, 27일 기준 3541건이 접수돼 7억788만7000원이 모였다.

예천군이 도내 최고 모금액인 8900만원 접수됐고 의성군(6457만원)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건수를 나타낸 지역은 경주시(380건)와 포항시(309건)로 300명 넘게 참여했다.

예천군에 따르면 모금된 8900만원 중 최고 상한액(500만 원) 기부자 8명을 포함해 100만 원 이상 고액 기부자는 28명이라고 밝혔다.

의성군은 27일 기준 226명으로부터 6457만 원의 기부금 모금 성과를 올렸다. 100만 원 이상 고액 기부자는 12명이고, 이 중 최고 상한액(500만 원) 기부자는 8명이다. 가장 많이 기부된 금액은 전액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10만 원으로 171명이 기부했다. 신승호 의성군 재무과장은 “기부자 지역을 살펴보면 출향인이 많고 의성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고 있는 대구에서의 기부 건수도 많았다”며 “고향 의성을 떠나 도시생활을 하다가 고향사랑기부금 홍보를 보고 어린 시절이 생각이나 기부하신 분, 귀농·귀촌 센터에서의 친절에 감명을 받아 기부를 결심하시는 분 등 각가지 사연이 기부금으로 모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출향(出鄕) 명사 또는 지역과 인연이 깊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훈훈한 기부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 출연 이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고령군 출신 가수 강태풍이 최근 고향사랑기부금을 고령군에 기탁했다. 강태풍 씨는 “어린 시절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고령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앞으로도 고령군에 애정을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축구 국가대표 손준호 선수(중국 산둥 타이산)와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고향인 영덕군에 각각 500만원을 기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어머니의 고향인 상주시에 고향 사랑 기부금 200만원을 기부했다.

이 외에도 울산·포항·경주 ‘해오름동맹’ 단체장을 비롯해 명현관 전남 해남군수와 김광열 경북 영덕군수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상호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경북도의 경우 행정안전부 지침 등에 따라 자세한 내역은 공식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16일 기준 100여 명의 기부자가 2000만 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에는 전국 시도지사 중 제일 먼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경북과 전남에 각각 500만 원씩 상호 품앗이 교차기부를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방이 주도하는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 가는데 고향사랑기부제가 꼭 필요한 제도인 만큼 국민과 출향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말했다.

지자체마다 앞다퉈 답례품 내역과 1·2호 기부자 소식, 단체장 상호 기부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기부금 활용방안과 투명한 공개 등은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기부를 고민 중인 시민 A씨는 “답례품이나 세금 혜택 같은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기부금이 어떻게 고향 발전에 쓰이는지,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됐는지 등을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일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안’ 시행으로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국내 거주 개인이 주소 등록지가 아닌 지자체에 연간 최대 500만 원 한도에서 기부하면 금액에 따라 세액 공제 혜택과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현행 법령에 따라 지자체 기금으로 조성돼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등 주민복리 증진 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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