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가한 업소 10곳 중 3.5곳 달해 '전국 1위'
정부, 국비 등 52억 마련 6000여곳 직접 지원 나서

구미시 선산읍에 있는 착한가격업소

전국 착한가격업소가 고물가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더는 착한가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경북의 착한가격업소는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계속 줄다 지난해 반짝 늘어난 전국 착한가격업소 10개 중 3.5개 역시 경북 업소였다.

구미시 선산읍 (삼돌이) 돌곱창에 가면 5000원에 비빔밥(된장 포함)내지는 청국장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구미시 오태동에 있는 한 미용실의 성인 커트 가격은 6000원, 옥계동에 있는 한 이발소에서는 5000원에 이발을 할 수 있다. 경주시 건천읍의 한 목욕탕의 목욕비용은 3000원이며 포항시의 한 국숫집에서는 맛있는 잔치국수를 3000원에 맛볼 수 있다. 모두 경상북도 착한가격업소들이다. 착한가격업소는 착한가격, 청결한 가게운영, 기분 좋은 서비스 제공으로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선정한 우수업소다.

전국 착한가격업소 수 현황.그래픽=경북일보 양경석.

14일 행정안전부 착한가격업소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착한가격업소는 2012년 시행 초기 전국에 6576개였지만, 이후 점점 줄어 2017년 5817개로 6000개 아래로 떨어진 후 2018년 5690개로 가장 많이 줄었다. 이후 2019년 5762개, 2020년 5799개, 2021년 5866개로 조금씩 늘다가 2022년 6146개로 280개 늘었지만 이도 경북에 35%가 집중됐다.

경북의 착한가격업소는 2021년 414개에서 2022년 511개로 97개 늘었다. 이어 대전 70개, 제주 68개, 전남 44개, 강원 37개, 대구 25개 순으로 늘었다. 반면 부산(28개)과 충북(25개), 전북(13개), 서울(11개)은 착한가격업소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되면 지자체별로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지만, 제공되는 혜택보다 고물가, 고금리 등 경영 리스크가 커 더는 버티지 못하고 가격 인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경호(46)(삼돌이) 돌곱창 대표는 “사실 고물가,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가격을 올리는 것이 맞지만 저희는 농사를 직접 하고 부부가 함께 가게 일을 하면서 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을 낮춰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구미시의 지원도 도움이 되고 저뿐만 아니라 다 어려운 시기 손님에게 부담을 줄 수 없어 가격 인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각 사업장에 필요한 물품구매비를 연 150만 원 지원하고 경주시는 상수도 요금을 월 최대 30t 감면한다. 또한 의성군은 물티슈, KF94 마스크, 종량제봉투를 공통물품으로 지원하고 식당에는 오래 사용하여도 부식이 없는 스테리인스 물병, 카페에는 커피 원두를 지원하는 등 지자체별 맞춤형 지원 및 쓰레기 종량제봉투 지원,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이 있다.

경북도 역시 지난해 5억 원이던 착한가격업소 지원 총예산을 9억 원으로 늘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도정의 최우선 과제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살리기”라며 “올해에도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경제를 이끄는 소상공인들의 성공시대를 위해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지방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물가상승으로 서민 생활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민생 안정을 위한 전국 착한가격업소 활성화를 위해 국비를 포함한 총 52억 원(국비 15억 원, 지방비 37억 원)을 지원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월보다 5.2% 상승하고, 1분기 공공요금(전기·가스 등) 상승과 외식 물가도 7.7% 오르는 등 물가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도 지역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착한가격업소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특히 그동안 지자체 조례 등으로 자체적으로 지원하였던 착한가격업소 혜택에 더해 올해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착한가격업소를 대상으로 15억 원의 국비를 최초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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