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훈 대구경찰청 수사과 수사2계 경장
권태훈 대구경찰청 수사과 수사2계 경장

 

‘OO검찰청입니다. 귀하의 명의가 도용되어 대포통장이 만들어졌습니다. 협조 응하지 않으면 구속수사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구글상품권, 문화상품권을 사서 핀번호를 보내주면 또는 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해 알려주는 은행직원에게 전달하면 혐의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바로 돌려주겠습니다’, ‘정부지원금 대상으로 선정되셨습니다. 첨부 링크로 연결해 신청해 주십시오’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전화금융사기의 전형적인 수법들이다.

대구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대구에서만 1011건의 전화금융사기가 발생해 피해액이 23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발생건수는 1011건에서 593건으로 41%, 피해액은 233억 원에서 102억 원으로 56%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최근 전화금융사기는 현금을 직접 전달받아 편취하거나 상품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일단 발생되면 피해회복이 쉽지 않으며, 최근 범행수법이 고도화·조직화 되면서 대포통장·대포폰 단속이나 현금수거책 검거만으로는 근절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법이 뻔하고 다 아는 내용인데 아직도 당하는 사람이 있나. 나는 절대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피해자들은 ‘한번 속기 시작하니까 도저히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더라’면서 자신이 당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또 채권추심 아르바이트, 취업 등의 명목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수거 범행에 가담하게 하거나 개인정보를 탈취해 대포폰 등 범행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나도 모르게 수사대상이 되고 처벌될 수 있다. 이처럼 전화금융사기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재진행형이며, 막상 닥치기 전에는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범죄다.

범인들이 피해자에게 접근할 때 전화금융사기라는 것을 빨리 인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잘 기억해주면 좋겠다.

첫째, 경찰·검찰·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은 절대로 현금전달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공문을 보내거나 카카오톡 친구맺기를 권유하지도 않는다. 둘째,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며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무시해야 한다. 은행직원이 은행 밖에서 현금을 전달받는 경우도 없다. 셋째, 모르는 번호에서 발송된 인터넷주소(URL)는 절대 누르지 말고 삭제해야 한다. 넷째, 문화상품권, 구글기프트카드를 구매한 후 핀번호를 주는 것은 ‘내 돈을 그냥 주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는 것은 범인들의 교묘한 범행 때문이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이스피싱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해 가족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생각에 자책하거나 피해사실을 숨기지 말고 피해사실을 알게 된 즉시 경찰에 신고해서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보이스피싱 의심이 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모두가 어려운 경제적 상황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때 서민들에게 경제적·정신적으로 심각하게 피해를 주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우리 경찰은 이 같은 악질적인 범죄가 발붙일 수 없도록 범인 검거와 범죄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민 모두 보이스피싱 범죄가 우리 주변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도록 위 내용들을 꼭 기억해주시고, 사랑하는 부모와 가족, 친척 그리고 친구들에게까지 널리 공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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