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시기 평년 5~10일 앞당겨져
새눈·꽃눈 동사 착과율 80% '뚝'

상주시 포도 주산지인 모서·모동면 일원에 지난달 27일 내린 서리와 저온 기후 탓에 노지 비가림막 농지의 샤인머스킷 새순과 눈꽃이 얼어 죽어 고사된 모습. 경북일보 독자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과수농가에 냉해·우박·해충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봄 날씨가 영하권 꽃샘추위와 교차하면서 열매를 맺어야 할 과수 꽃은 얼어붙어 성장을 멈췄다.

경북북부와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연이어 쏟아진 우박과 해충으로 일부 농가에선 2차 피해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14개 시·군에서 저온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신고됐다.

피해 의심 면적은 1009㏊(농가 수 1626호)다. 피해는 사과 735㏊, 자두 127㏊, 복숭아 46㏊, 배 32㏊ 등 과수에 집중됐다. 도는 피해 규모는 추정치로 정밀 조사에 따라 증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는 과수의 개화 시기가 평년 대비 5~10일 앞당겨졌고,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탓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오전 4시께 상주시 모동·모서·화동·화서면 일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서리까지 내려 캠벨·샤인머스킷 주산지의 농작물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올해는 평년보다 높은 3월 고온 탓에 개화가 빠른 상태여서 새순의 동사 피해 규모 집계가 증가 추세다. 새순과 꽃눈이 동사하면 착과율이 80% 가량 떨어져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고, 농작물 성장에 영향을 미쳐 내년도 농사까지 피해를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동면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A(45)씨는 “열매가 맺히는 새순이 90%까지 얼어 죽어 올해 농사는 포기 상태다”며 “포도 원목을 살려 내년 농사를 걱정해야 하는 재난 같은 수준이다”고 한탄했다.

같은 날 경산시 와촌면 신한리의 경우 아침 기온이 최저기온 0.6℃를 기록하면서 많은 서리가 내려 피해가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이번 서리로 90% 이상의 자두 농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등 경산지역 과수 피해 면적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는 최근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5월 이후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담배가루이의 예찰과 적기방제를 당부했다. 센터에 따르면 담배가루이는 2007년부터 시설 참외에서 발견된 이후 참외 품질 저하와 방제비용 상승을 일으키고 특히, 지난해 이상고온에 따른 개체 수의 급증으로 심각한 문제 해충으로 지목됐다.

특히 성충 및 애벌레가 잎 뒷면에서 식물체를 흡습해 생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분비물로 인한 그을음병 등 이차적인 피해를 줘 과실의 수량과 상품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다.

센터 관계자는 “이미 담배가루이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상의 피해 발생 가능성도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황색 끈끈이 트랩을 설치해 예찰 및 밀도를 관찰하고 적기방제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지난 16일과 18일 경북 지역에 강한 소나기와 함께 우박이 내려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포항·경주·청송·영양 등 경북 북부와 동부 지역에 직경 10㎜ 내외의 우박이 내려 5.2㏊(사과 2.8㏊, 기타 2.4㏊) 피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우박은 열매가 본격적으로 맺히기 시작한 4월 초에 잇따라 발생해 농가들의 피해가 컸다.

우박은 봄철에서 여름철로 접어드는 5월에서 6월에 가장 많이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올해 이례적으로 4월에 발생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저온 피해가 발생한 과수 농가에 대해 시·군별로 피해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우박피해에 대한 국비 지원은 시·군별 농작물 피해 면적이 30ha 이상 발생 시 받을 수 있고 국비 지원기준 미만의 피해는 지자체 재원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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