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
‘문경 김룡사 영산회 괘불도’ 등 대형불화(괘불도)를 조사한 보고서가 발간돼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전망이다.

문화재청이 국립문화재연구원, 대한불교조계종 , 사단법인 성보문화재연구원과 함께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대형불화 정밀조사’ 사업의 2022년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올해에는 보물 ‘포항 보경사 괘불탱’, 보물 ‘영주 부석사 오불회 괘불탱’, 보물 ‘천은사 괘불탱’, 보물 ‘해남 대흥사 영산회 괘불탱’, 보물 ‘선암사 석가모니불 괘불탱’, 그리고 비지정문화유산인 ‘남양주 흥국사 괘불도’ 등 6건을 대상으로 정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전도.
대형불화(괘불도)는 야외에서 거행되는 영산재(靈山齋), 수륙재(水陸齋) 등 대규모 불교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불화. 보통 10m가 넘는 압도적인 크기와 화려한 색채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불교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대형불화 정밀조사’ 사업은 대형불화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불의의 사고에 대비한 복원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시작됐다. 문화재청은 매년 대형불화의 과학적 분석 결과와 채색 정보, 관련 유물의 원형 자료와 보존 현황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담은 정밀조사 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며, 이번이 여덟 번째 결과물이다.

지난해 조사한 괘불도는 △ 장곡사 미륵불 괘불탱(국보), △문경 김룡사 영산회 괘불도(보물), △ 진천 영수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보물), △통영 안정사 영산회 괘불도(보물), △적천사 괘불탱 및 지주(보물) 등 총 6건이다.

조사 결과 ‘문경 김룡사 영산회 괘불도’의 문양 및 장신구 등에서 금박과 함께 많은 은박이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간 일부 괘불도에서 은박이 한정적으로 사용된 것은 확인됐으나 ‘문경 김룡사 영산회 괘불도’의 경우 특히 사용 범위가 넓어진 것으로 보아 부족한 금박을 대신하는 보완재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장곡사 미륵불 괘불탱’의 변아(가장자리)에 불화에 생명력과 신성성을 불어넣는 복장(腹藏)의 의미로 기록된 범자(梵字)를 확인했다. 특히 해당 범자는 현존하는 괘불도 중에서 가장 이른 예로, 이를 판독해 확인한 진언(眞言)과 도판(그림)을 이번 보고서에 수록했다.

복장(腹藏)은 불교에서 예경 대상으로 모셔지는 존상과 불화에 생명력과 신성성을 상징하는 물목과 진언을 넣는 것을 말한다.

범자(梵字)는 고대 인도 문자를 통칭해 이르는 말이고 진언(眞言)은 부처와 보살의 서원이나 가르침을 간직한 비밀의 어구를 뜻한다.

문화재청은 이번 대형불화 정밀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를 보물로 새롭게 지정하는 등 비지정문화유산의 가치 제고와 보존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는 학술연구에 널리 활용되도록 문화재청 누리집(http://www.cha.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괘불도의 고화질 사진 등 원형정보는 문화유산 지식e음(http://portal.nrich.go.kr)의 ‘한국의 괘불 갤러리’ 란(메뉴)에서 공개한다.

문화재청은 향후 전국에 있는 대형불화(괘불도)를 모두 집대성하여 자료 저장소(아카이브)를 구축할 계획이며, 조사를 완료한 대형불화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점검해 안전하게 보존·관리할 계획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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