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조계종 사찰 14곳 문화유산"
조계종, 23일 서울서 환수 고불식 열어

포항 보경사 지장보살도
경북 포항 보경사 팔상전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와 지장보살도가 도난 당한 지 22년만에 돌아온다.

보경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비단 바탕에 붉은색과 녹색을 주로 사용해 부처와 보살을 담은 불화다.

18세기 후반 불화의 전형적인 채색법과 세련된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1999년 5월 영산회상도가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도난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 불화가 다시 나타난 건 20여 년의 시간이 지난 2020년 1월.

국내외 경매 시장에서 도난 문화유산을 점검하던 중 ‘영산회상도’와 ‘지장보살도’(地藏菩薩圖) 등 보경사 불화 2점이 확인됐고, 경찰 수사를 통해 불상과 불화 등 총 32점의 문화유산이 발견됐다.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
보경사 ‘영산회상도와 지장보살도, 대구 유가사 영산회괘불도, 청송 대전사 지장시왕도 등 전국 14곳의 사찰에서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불교 문화유산이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문화재청은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를 비롯해 1988년에서 2004년까지 각 사찰에서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불교 문화유산 32점을 지난달 대한불교조계종에 반환했다고 22일 밝혔다.

환수한 문화유산은 불화 11점, 불상 21점 등이다.

지난 2020년 경찰 수사를 거쳐 확인된 이 유물은 그간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서 관리해왔는데, 최근 검찰이 원소장처로 돌려줄 것을 결정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청 소속 감정위원들이 32점을 모두 진위 감정한 결과 조계종 소속 사찰 14곳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도난당한 문화유산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제자리를 찾은 유물 중에는 역사·학술적으로 중요한 작품도 많은 편이다.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 후기의 조각 장인 색난(色難) 등 여러 화원이 제작한 것으로 확인되는 ‘구례 천은사 제석천상(帝釋天像)과 나한상(羅漢像)’ 등은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조계종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환수 고불식(告佛式)을 연다.

종단은 도난 문화유산 환수에 기여한 이재원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장, 정진희 문화재감정위원, 최은령 문화재감정위원, 강상우 경찰청 경위 등 4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부 훼손되거나 파손된 불상과 불화는 보존 처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제자리에서 안전하게 보존되고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지속해서 협력해 도난 문화유산을 회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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