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TBC 전 보도국장
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TBC 전 보도국장

러시아 핵실험 기지 ‘노바야 제믈랴’ 섬. 북극 바렌츠 해에 애벌레 모양으로 길쭉하게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는 이곳에서 220여 차례의 핵실험을 했다. 인간이 만든 최강 무기, ‘차르 붐바’ 수소폭탄 실험도 있었다.

핵폐기물 컨테이너도 대량 쌓여 있다. 일부는 부식돼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다. 섬 북쪽은 방사능 오염으로 사람이 살지 못할 정도다. 해류와 대기를 타고 방사능 물질이 퍼지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가 바로 영향권이다.

또 이 반도에 붙은 콜라반도에도 러시아 핵폐기물 저장소가 있다. 방사능에 오염된 강물이 인근 노르웨이로 흘러드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르웨이 방사능보호청은 바다와 대기의 방사능을 모니터해 공개하고 있다.

후쿠시마 시찰단이 곧 결과를 발표한다. 시찰 자체를 불신하고 있는 야당은 대정부 규탄 국민 서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국이 소용돌이에 휘말릴 공산이 커졌다.

정부도 관련 자료를 일본으로부터 충분히 확보하고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 한·일 외교의 우호적 관계 회복을 위해서라도 ‘오염수 방류’란 난제가 매끄럽게 해결돼야 한다. 자칫하면 ‘무능정부’ ‘친일정부’란 비판 속에 국정이 혼란에 빠질 수가 있다. 국민안전을 능가하는 국정과제는 없다.

하지만 ‘공포의 상업화’는 안 된다. 위험의 과소평가만큼 과대 증폭 또한 문제다. 더군다나 총선을 앞두고 국민을 정치도구화 하는 ‘광우병 파동 시즌 2’가 돼선 안 된다.

노르웨이는 세계 수산물 수출 2위 국가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고등어와 대구는 노르웨이 산이 많다. 바렌츠 해도 이들 어류의 활동영역이다. 하지만 노르웨이 국민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도 노르웨이산 생선에 대한 방사능 걱정을 하지 않는다.

반 러시아 정서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측정수치로 접근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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