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인간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관계 속에서 삶의 보람을 찾아가는 존재다. 인간관계를 형성해가는 기본이 대화다. 대화를 잃으면 생동감마저 사라진다. 누구도 자신을 상대하지 않을 때 고독감을 느끼고 살아갈 기력마저 잃는다.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린다. 따라서 인생이란 인간관계, 그 자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취미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에서든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엮어가야 한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을 지녀야 한다. 인간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대개 “신뢰하던 사람으로부터 배반당했다”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인 줄 정말 몰랐다” 등의 때늦은 한탄을 하는 사람이 있다. 첫인상과 실제 행동의 차이에 화도 나고, 슬퍼지고, 속았다는 억울한 느낌마저 느끼는 경우다. 상대의 성격이나 자질을 간파하지 않고 섣부른 판단을 하여 “그런 사람인 줄 모르게 된 것이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상대의 단점은 물론 중요한 장점을 파악하여 안다는 것이다.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여 알아보는 것은 자신의 성격에 맞거나 맞지 않는 사람을 가려내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 사귀자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장단점을 앎으로써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사람까지 포용하여 사귀기 위함이다. 원만한 인간관계의 폭을 넓혀 가기 위함이다.

보통 첫인상으로 상대의 스타일을 파악하게 된다. 첫인상에 따라 그 사람과의 교제 방법을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까지의 인생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진 ‘무의식의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 기준은 경험이 뒷받침해 주고 있어 사실과 부합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사귀어 보아야 성격을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첫인상보다는 이어지는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첫 대면에서 무의식중에 상대의 성향을 판단하고 그 나름으로 대응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바르게 파악하고자 하는 의식을 항상 지니는 것이 좋다. 그 의식 속에서 나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예감이나 직감을 넘어서는 합리적 시각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한번 맺은 인간관계는 서로의 소통으로 발전시켜 가야 한다.

결국, 인간관계의 문제는 소통의 문제다.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먼저 아량을 베풀고 상대의 본질을 파악하여 선의의 관계를 엮어가야 한다. 인간의 심리나 행동의 원리를 알고 체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소통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경청은 상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면서 듣는 것이다. 상대의 감정을 진심으로 수용하는 ‘맥락적 경청’이어야 한다. 좋은 소통을 위해서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할 줄도 알아야 한다. 효과적인 칭찬은 상대에게 긍정적 마음을 심어주고 자존감을 높여준다.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사소한 일도 칭찬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거절이 필요할 때도 있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줄 수 없다. 자신의 부족함을 내세우는 ‘겸손의 거절’, 지금은 어렵다는 ‘조건부 거절’, 단칼에 자르지 않는 ‘보류의 거절’ 등으로 후유증을 줄여야 한다.

도리성혜(桃李成蹊). 복숭아나 오얏나무 아래는 길이 생긴다. 내가 훌륭하면 사람이 모여든다. 자신이 덕을 갖추는 일이 인간관계에서 최우선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