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공교육 제도는 교육기회의 확대에 기여했지만 입시 중심의 교육으로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주입식교육, 경직성과 관료주의의 문제가 지속되었다.

아동·청소년의 교육적 요구를 부응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고, 수많은 학교부적응 학생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서구에서는 1960년대부터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한 교육운동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우리나라에서 대안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고등학교 수준에서 시작된 대안학교 설립은 2000년대 들어 중학교와 초등학교로 확대되었고, 급속히 확산되어 2005년 3월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이들 학교를 합법화할 수 있는 ‘각종학교 대안학교’ 규정을 신설하였다.

학교폭력 등으로 징계에 의해 조기 중퇴한 학생들, 자발적이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교육철학 때문에 개인에게 맞는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다.

또한 북한이탈 주민과 다문화가정 아동의 증가는 대안학교의 필요성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

대안학교는 제도권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학교이기에 수요자인 학생중심의 자율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만큼 개인적 특성에 맞는 교육과 다양한 교육을 받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진학하고 있어서 공교육에서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교육으로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관심을 받고 있다.

대안학교의 교육과정은 정규 교육과정에서 낙오한 아이들이 계속 학습을 할수 있도록 하는 마지막 기회를 부여하는 성격을 갖기도 하기에 다양하고 새로운 학습경험을 제시함으로써 개개인의 잠재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부여한다.

따라서 도전과 성취를 지향하는 학습, 실험적 학습, 문제해결적 학습, 토론학습 등을 중시한다.

학생들의 능력수준, 수업방법이나 활용학습 자료도 다양화되어 학습낙오자들을 배려하며, 학생들의 학습욕구를 만족시켜주려고 한다.

그러므로 자연친화적이며 공동체적인 삶을 이어간다는 교육목표 아래 비정형적인 교육과정과 다양한 교수방식을 추구한다.

무엇보다 학급수나 학생수를 줄여 학습자와 교사 간의 인간적 교류가 가능하도록 하고, 학생과 교사가 동등한 입장에서 학습계획에 참여하여 경쟁주의 원리를 지양하고, 다양성이 핵심 가치이기에 일률적으로 표준화된 매뉴얼을 따르지 않는다.

각 학교의 철학과 교육방법에 따라 함께 하는 청소년이 다르고, 그들의 특성에 따라 교육과 돌봄의 형식이 달라진다.

대안학교는 전통적인 교육시스템에 대한 귀중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 예전엔 대안학교에 좋지 않은 선입견이 있었으나 이제는 문제아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일반학교와 교육방식이 다른 곳이라는 것으로 인식이 바꿨다.

요즘은 학업부적응을 해소하기 위한 ‘학교 내 대안교실’도 열고 있다.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자율적이고 진전된 교육방식을 찾아간다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는 보다 밝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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