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수해다. 지난 13일부터 나흘째 쏟아진 폭우로 예천 9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 등 경북에서 19명,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를 지나던 차 15대가 유입된 물에 잠겨 9명의 사망자(16일 오후 5시 기준)가 나오는 등 전국에서 38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비 피해가 발생했다. 아직 실종자들이 많아 사망자 수가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다. 인명 피해는 물론 주택 침수, 도로 파손, 정전 등도 잇따랐다.

지난해 포항과 경주 등 동해남부 지역에 큰 피해가 났던 경북에 이번에는 예천과 영주, 봉화, 문경 등 북부 지역이 수난을 겪고 있다. 일주일 가까이 폭우가 이어지면서 경북 북부지역 주민 1563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예천에서는 실종자도 9명이나 된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 세종시 연동면, 청양군 정산면 등에서는 토사가 주택을 덮쳐 인명 사고가 났다.

기록적 폭우로 산사태와 주택 침수 등으로 87개 시군구에서 주민 1만여 명 가까이 대피했고, 도로는 200여 곳이 통제되고 있다. 또 일반열차의 운행을 중단했고 KTX는 서행하는 등 전국이 큰 혼란에 빠졌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인근 미호강 제방 일부가 무너지면서 물이 지하차도로 갑자기 쏟아져 차량 15대가 침수, 사망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충북에서는 괴산댐이 넘치면서 충주시 6개 읍면동 주민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전국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미 피해가 큰 경북에 이번 주에도 최고 2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여서 걱정이 크다. 산사태나 침수 위험 지역에서는 신속한 대피 등 안전 조치를 취해 추가 피해가 나지 않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인 엘니뇨로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포항과 경주의 폭우 피해나 올해 경북 북부와 충북, 충남 지역의 짧은 시간 내 더 강해진 ‘극한 호우’도 기상이변의 한 양상으로 봐야 한다. 불가항력적 자연재해라 해도 철저히 대비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더 이상 피해가 늘어나지 않게 전 국민이 합심, 국가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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