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며칠전 내가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바로 위층에 사는 이웃 부부와 같이 탔다. 아주머니가 사각 철제 보행기에 몸을 의지하고 아저씨가 부축한다. 자주 대면하여 형님뻘 되어 내가 ‘수고하십니다’ 인사하니 ‘아내가 넘어져 허리를 다쳐 매일 걷는 운동 내가 시킨다’ 화답이 온다.

일주일 지나 또 아저씨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되었다. ‘사모님 괜찮은가?’ 물으니 ‘많이 좋아져 이제 조금씩 걷는다’는 말에 나는 ‘다행이네요’오늘 오후 아내와 성모당 가면 쾌차 기고 드리겠습니다 하니 고맙다고 화답한다. 그러면서 “내가 안고지고 갈 운명”이라는 순명하는 말이 심금을 울린다. 우리 모두 일어날 수 있는 풀어가야 할 인생 숙제다.

하느님이 창조한 지구 상에 유일한 만물의 영장인 사람의 운명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니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하여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다.‘~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구성지게 부르는 인생 노년 김광석의 노래 주인공은 60·70대 우리 자신인 바로 “나” 다.

길거리나 반월당 지하광장에 도시철도 타러 나가면 장수화와 고령화로 노인천국이다. 젊을 때와 달라 걷기도 힘들고 느리다. 전동차 유모차에 몸을 의지하고 목발 지팡이로 억지로 걷는 분을 보면 남의 일이 아니다. 날이 가고 달이 바뀌며 햇수가 쌓이면 연세가 많아 피등피등한 근육이 빠지며 오그라들어 늙으며 노후한다.

사람이나 자동차나 기력의 힘(power)이 빠져 탄력과 속도가 떨어진다. 넘어지면 골격 다치기에 조심해야 한다. 병원에 가보라! 노인 환자에 젊은 보호자가 따라다닌다. 병실 화장실 ‘낙상주의’눈여겨보며 실천하자. 다치면 온 가족 매달리고 살기도 힘든데 걱정 얹어 큰 짐이 된다.

젊은 미래세대도 다가오는 노인 선배세대 복사판이라는 것을 잘 기억하고 조심하자.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축복이고 감사해야 한다’는 성경 말씀이 빈말 아니다.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도 걸어야 하며 걸어 다닐 수 있는 다리가 장수의 관건이다.

‘숨 쉬고 살아있는 이 순간 우리는 걸어 다니며 존재하다’는 것만 해도 행복하고 감사할 일이다. 평생 침대 누워서 거동 못 하는 분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늙어도 걸어 다닐 수 있는 것만도 축복이다. 나도 툭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죽으면 끝장 넘어 지지마 ‘건강이 최고 합창’하며 걷는 것도 조심, 특히 차 조심 매사 안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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