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고 꼼꼼하게…틈새시장 공략
도전과 열정으로 '젊은 농촌' 꿈꾼다

이원백 포항청년드론뱅제단 회원의 농업용 자동 방제 드론이 신광면의 한 논에서 방제를 하기 위해 하늘을 날아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은 농촌 인구의 감소 및 고령화와 공동화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이겨내고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해 식량자급률을 높여 안전하고 질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 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농업·농촌 문제 해결을 위해 거론되는 여러 대안 중 ‘지속 가능한 농업의 핵심은 바로 사람’이며, 그중에서도 ‘청년농’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새롭게 유입되는 청년농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며, 또한 주민과 소통하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에서 미래 농업의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하는 ‘젊은 리더’ 청년 농부들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이원백 포항청년드론뱅제단 회원의 농업용 자동 방제 드론이 신광면의 한 논에서 방제를 하기 위해 하늘을 날아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포항시 영농조합법인 포항청년드론방제단(이하 청년드론방제단)’이다.

청년드론방제단은 포항에서 송이버섯 재배, 복숭아 작목, 쌀농사, 딸기 재배 등을 하는 20~30대 중심의 남녀 청년 농부 모임인 ‘포항 4H 연합회’ 회원 중 5명으로 지난해 처음 결성돼 올해 8~9명으로 늘어났다. 정밀기기인 드론의 고장과 사고 예방을 위해 드론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젊은이들이다.

포항시 농촌활력과는 ‘청년농업인 드론활용 병해충 방제단’에 관한 경북도 지원 사업 있는 것에 대해 평소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일에 두려움이 없던 4H 연합회 청년농부들을 눈여겨보고 공모 사업을 소개, 흔쾌히 수락한 것이 청년드론방제단 출범으로 이어졌다.

최근 포항 신광면 쌀전업농연합회의 의뢰를 받아 신광 들녘을 방제하는 현장에서 만난 청년 드론방제단은 패기만만한 모습에 ‘할 수 있다’는 의지가 가득해 보였다.

방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른 새벽 4~5시부터 준비하는 부지런함을 기본적으로 갖춘 이들은 드론방제의 장점으로 ‘스마트’함과 ‘디테일’을 꼽았다.

헬기를 이용한 항공방제는 하향풍이 강하고 방제 범위가 넓어 주변 작물에 피해가 우려되거나 지형에 따른 제약 및 분사력이 떨어져 2차 방제를 해야 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우려되는 등 단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드론방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기존 논과 비닐하우스의 방제와 비료 및 차광재 도포 등은 물론 다랭이논(계단식논) 등 접근하기 힘든 곳도 척척 해나는 등 ‘맞춤형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포항청년드론방제단 회원들이 신광면 들녂에서 드론방제를 하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또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논의 지번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하시더라도 위성사진 확인 등을 통해 ‘스마트’하고 정확한 방제도 가능해 고객 만족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포항의 약 300만평의 논과 과수원 등에 방제를 수행하고 있는데 향후 드론방제의 장점을 지역 농가에 알려 더욱 늘릴 계획이다.

표현에 인색한 경상도 어르신들이 대부분 고객이지만 꼼꼼한 방제 현장을 직접 지켜보고는 “그래, 이만하면 됐다”고 흡족히 말씀하시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방제단원들은 귀띔했다.

이원백 포항청년드론뱅제단 회원의 농업용 자동 방제 드론이 신광면의 한 논에서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드론 기종과 조종자 숙련도에 따라 다르지만 논 3300㎡(1000평)를 방제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20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ㄹ’형태로 논을 이리 저리 오고 가면서 빠진데 없이 약제를 꼼꼼하게 살포하고 있었다. 헬기를 이용한 방제를 할 경우 광범위한 분사로 얻을 수 없는 기대 효과였다.

자신만의 농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굴삭기, 지게차 등 다양한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아버지와 함께 2대째 송이농사를 짓고 있는 이원백 청년드론단 총무는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을 보고 자란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부지런함과 관심을 갖추는 것도 분명 중요하다”면서 “여기에 드론뿐만 아니라 농업에 대한 다양한 새로운 도전을 통해 미래 농업의 가능성을 여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딸기를 재배하는 김현주 회원(포항시 4-H연합회 회장)은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를 가보니 농업의 미래는 ‘스마트팜’, ‘농업기업’등에 달려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휴대폰이 과거 삐삐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한 것처럼, 농업 또한 ‘드론방제’ 등을 거쳐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청년의 젊은 피와 도전 정신으로 농업의 미래를 개척하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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